‘빈곤포로노’는 이미 오랜 시간 비판해 온 분야다. 내가 일하는 비영리 영역에 대부분의 일이 일어나서 잘 알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가난을 자극적으로 연출하고 사람을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는 소품처럼 사용한다. 자극적인 편집으로 사람의 아픔과 부족함, 나약함만을 극대화해서 감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포르노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모금영역에서 빈곤포르노 하지 말자고 한 지가 오래전이다. 약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사회적 담론에서 당사자들에게 불행과 힘겨움이 낙인화된다. 그런데도 기업화 되어 있는 대형 복지법인들이 대 놓고 빈곤 포르노 찍어 광고를 계속한다. 유튜브와 종편 열기만 하면 빈곤포르노 넘친다. 

요즘 ‘성공포르노’가 뜨고 있다. 이곳 업자들은 일단 직장인을 비하하면서 일하지 않아도 돈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10억, 100억 버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거기에 비법을 제시한다면서 자꾸만 강연이나 책 그것도 pdf파일을 고액으로 팔면서 교주 행세하는 이들까지 있다. 이 주장 대부분 거짓이다. 성공을 굉장히 자극적이고 쉽게 그려 놓고 있다. ‘찌질이’로 살다가 갑자기 도서관에서 책을 1,000권 읽으면서 운동도 했더니 세상이 달리 보이고 돈의 흐름이 보이고, 심리학과 경제학의 대가가 되어 돈벼락이 쏟아진다는 헛소리를 하면서 홍보한다. 벤츠 타고 한강 보이는 아파트 자랑하기 바쁘다. 사이비 교주들이 산에 올라가서 도 닦다가 신을 만났다면서 병을 고치고 귀신도 내쫓는 능력이 생겼다면서 사람 모아서 돈 뜯어내는 짓과 흡사해 보인다. 

‘불행 포르노’도 방송에 넘친다. 공영방송, 종편 가릴 것 없이 누군가의 불행을 매우 자극적으로 가져다가 쓰고 있다. 불행하게 만든 대상은 증오심을 극대화 시킨다. 아동, 청소년은 더욱더 불행해야 사람들의 동정심을 갖게 된다. 10대에 아기를 낳은 청소년의 불행에, 부부관계는 섹스리스를 넘어 이제 대 놓고 이혼까지 방송의 콘텐츠가 되어 버렸다. 그냥 이혼도 아니다. 장모와 사위가 바람이 났다는 소재는 이제 콧방귀도 끼지 않을 정도로 무덤덤할 정도다. 범죄자들의 잔혹성을 광고하듯이 안내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심각하게 그린다. 거기에 무슨 인류애가 있고 대안이 있나? 대부분 불행과 고통이 90% 정도이고 유명인들 나와서 인터뷰한다는 소리가 초등학생도 할 정도의 그저 그런 말이나 하고 있다.

최근 선거 들어서면서 ‘정치포르노’가 대세다. 정책도 정치도 모든 원인과 과정을 모두 생략해 버린다. 포르노의 제작방식처럼 정치의 일부분 중 연출된 상황이나 문제를 끄집어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강조한다. 상대의 약점을 가져와서 정치쟁점을 만들어 이슈화하고 상대를 공격하기 바쁘다. ‘야동’은 사람의 속살을 보여 주지만 요즘 정치포르노는 상대의 스캔들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부각하며 반복한다. 매우 자극적이다. 지지자들은 거기에만 몰입하고 정책이나 사회문제는 보지 못하고 싸우기만 한다. 정치와 정책, 비전은 실종된 지 오래다. 

이 정도면 포르노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한 세상이다. 포르노 잘 찍는 이들이 돈도 권력도 갖는 환경이다. 우리나라에서 포르노는 불법이지만 권력과 돈을 지향하는 이들은 당당하기만 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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