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현장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저마다의 기대하는 바가 느껴졌다. 교원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학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지낼 것인가와 더불어 오롯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이 보호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까를 기대하는 것이 느껴졌다. 입학식 과정에 학부모들을 향한 가정 안에서의 올바른 부모의 양육 방법 및 태도에 대한 이야기에 꽤 시간을 할애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담임교사가 교사로서 훌륭한 사람인지, 아이의 부족함을 잘 채워줄 수 있는지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렇듯 어떠한 시작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마주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기대는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기대하는 행위 과정에서 기대 이상, 기대 이하 등의 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는 새 학기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현실이 되었다.

  둘째 아이는 오빠와 함께 유치원부터 스쿨버스를 타고 다닌 덕에 별다른 불편함 없이 통학을 시작했다. 둘째 날 버스를 타려고 1학년 학생들은 엄마의 손을 잡고 줄을 선다. 버스가 도착하고 저마다의 아이가 어느 자리에 앉는지, 안전벨트는 잘하는지, 안전하게 출발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다. 1학년 아이들이 앉기도 전 버스가 출발하면서 부모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걱정스럽게 내일이 다가왔다. 

  다음날 한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며 떼를 쓴다. 어르고 달래 이유를 찾았다. 이유인즉슨 나는 혼자서 버스를 타본 적이 없어서 안전벨트를 하지 못하는데 도우미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고 버스가 출발했다는 것이다. 그 아이의 학교에 대한 첫 기대는 버스로 인해 무너지고, 다른 학생들은 안전벨트를 잘하는데 자신만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자존감까지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버스 도우미 선생님에게 이 상황을 전달하니 “아이들이 버스에 타면 제일 먼저 안전벨트를 하도록 가정에서 교육해야 한다”라는 자기방어적인 대답이 들려오니 부모의 기대 또한 무너졌다.

  ‘기대’라는 말은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린다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수없이 많은 기대를 하며 살아간다. 우리 모두 기대 이하가 아닌 기대만큼,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바란다면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람과 상황을 조금 기다려 줄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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