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分斷)의 현실
오  현(수필가, 군산예총 사무국장)

자유 총연맹 군산지부에서 주최한 전쟁박물관, 땅굴, 도라선 전망대 견학을 마치고 글을 쓰기에 앞서 6. 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징집되어 전사한 군산지역 군산중고 학생 97명, 사범학교 29명, 동중고 1명, 상업중고 45명, 영명중고 25명, 북중학교 3명, 옥구중 11명과 한국군, 참전 외국인의 명복을 빈다.

 DMZ라고 하면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녹슨 철조망, 구멍 뚫린 철모, 전쟁, 분단, 간첩과 공비 그리고 산등성이에서 삭풍을 맞으며 M-16을 허리에 세운 초병이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전쟁 박물관, 도라산 전망대, 도라산 역, 제 3 땅굴을 견학하는 행사에 참여하였다.

 해가 떠오르기 전에 출발한 2대의 리무진 버스에는 교사, 일반, 군산시내 고등학교의 모범생 79명이 탑승하였다.

 한국자유총연맹 군산지부(지부장, 김청환)에서 주최한 이 행사는 6. 25 전쟁사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선열들의 호국전쟁에 관한 소중한 자료와 역사적 교훈을 발굴하여 종합적, 체계적으로 정리 보존한 역사적 사실과 그 실증 자료들을 모아 후대에 전하려는 전쟁기념관에는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건국이후부터 6. 25 전쟁 및 월남전에서 전사한 국군과 경찰관을 포함하여 17만 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명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외국인 전사자 명비에도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그 아들딸들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이 새겨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책에서 읽고 TV로 보아 온 분단은 처음으로 내게 생생하게 다가왔다.

 제 1~4 땅굴 중에서 정교하게 두더지처럼 파 올라 온 제 3 땅굴 현장을 걸어보니 가슴이 뛰고 소름이 끼쳤다.

 “대체 이게 다 무슨 짓들이지?”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분단의 냉혹한 현실, 그것이 세계사에 뒤떨어지는 것이니 걷어치우라고 순진하게 외치고 싶었다.

 서부전선 도라 전망대에서 서쪽을 바라보니 서해 바다가 아련히 떠오르며 임진강이 이뤄낸 드넓은 장단 반도가 가슴 벅차게 안겨왔다.

 강폭은 자못 장대하고 물빛은 더욱 윤기를 띠는데 56년간 인간의 발길이 끊긴 벌판에 싱싱한 습지 식물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남쪽 대성동 자유 마을에 높이 1백m의 국기게양대를 세우자 북쪽 선전마을에는 높이 1백 60m의 게양대가 설치되어 그것이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설명을 하는 한 군인의 귀여운 이야기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다.

 도라산 역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진 남쪽 최북단 국제역으로서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동시에 향후 경의선 철도연결 완료와 관련해 남부교류의 관문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6. 25가 어떻게 일어났는가!

 누가 이 나라를 침범했는가!

 6. 25의 전쟁약사는 학생뿐 아니라 전후 세대에게 큰 감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1950. 6. 25 04:00시 남침을 한 북한군에게 서울이 함락되고, 맥아더 인천상륙작전, 휴전협정조인으로 한반도가 두동강이가 난 현실을 느낄 수 있는 호국추모실, 전쟁역사실, 6. 25 전쟁실, 전장 체험실 등 전쟁의 실상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56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휴전선 1백 55마일 19억 2천만 평은 어제와 오늘 내일을 그렇게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견학은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심어 주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