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서 내렸는데 트럭이 아무런 예고도 하지 않고 출발해 버렸다. 그 사람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트럭을 좇아갔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죽을힘을 다하여 쫓아갔는데 트럭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비좁은 트럭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비포장 길에 먼지를 뒤집어쓴 사람들은 모두가 먼지를 피하려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차에서 내렸던 사람이 다시 차에 오르는 일은 너무도 어려운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하여 “제발 같이 갑시다”라고 소리를 쳤으나 손을 내밀어 끌어 올려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숨은 차오르고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순간에 “저 사람의 손을 잡아줍시다”라고 누군가가 소리를 치자 한 사람이 손을 내밀어 그를 차 안으로 끌어 올렸다. 그 사람은 남한으로 내려와 나중에 마음 따듯한 성직자가 되어서 역경에 처한 많은 이웃들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사연을 들으면서 절실한 사실을 공감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앞길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절망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따라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눈앞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문제의 성격과 내용은 다를지라도 모든 사람들이 절박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하면 심각한 질병으로 인하여 아픔을 겪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있고 또한 부부간의 갈등 또는 자녀들의 장래 문제 등 가정의 문제로 인하여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 직장과 일터에서 갈등으로 인하여 괴로워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의 무게에 지친 나머지 남들의 아픔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바람직한 자세를 갖지 못하고 남들의 일에 간섭함으로 인하여 오히려 더 큰 아픔을 주고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 앞에서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과제가 있는데 곧 역경에 처한 이웃들에 대하여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인데 그 바람직한 자세가 과제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역경에 처한 이웃을 볼 때에 먼저 자신이 경험했던 아픔을 먼저 생각해야하고 남의 문제에 대해서 마치 인심을 쓰는 것과 같은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자신이 만능 해결사인 것처럼 행동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역경에 처한 이웃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은 아무 문제도 없는 완전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또한 어떤 결과적인 대가를 기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다만 역경에 처한 사람의 손을 순수하게 잡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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