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경우 전화나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등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타고난 성격상으로도 그렇지만 자라온 환경적으로도 얼키설키는 관계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가족에게 안부 전화하는 것조차 꺼린다. 스스로 건강을 지켜 하는 일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해를 입히거나 폐를 끼지지 않는, 진정한 안부라고 믿는 까닭에서다.

 그렇다 해서 꼭 해야 할 전화나 메시지 등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분해서 사용할 뿐이다. 아주 급한 일일 때에는 전화를, 그 다음 정도의 내용은 카톡을, 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문자 메시지를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용건이 있을 때에는 주기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필자의 직업상 주기적 내용은 단체 메시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메시지는 상대가 읽어도 그만이고 읽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러나 필자는 꼰대이다. 그렇다고 꼰대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통의 하나로 엄연히 존재하는 문자에 있어서 반응은 기다리는 편이다. 받는 이의 최소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읽었다. 알아들었으니 그리 알라’는 식의 무응답은 얼마나 삭막한가. 물론 현대인은 바쁘다.

 그러나 바쁘다는 건 핑계이다. SNS에 떠도는 이모티콘이 얼마나 많은가. 메시지 읽을 시간은 있고 손끝으로 이모티콘 터치 한 번 할 시간은 부족하단 말인가. 물론 요즘 젊은이들은 다 그렇다고 은근슬쩍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컬어졌고 유교 문화권에 있었으며 지금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덧대어 연장자와 연하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직장에서 지위 고하 또한 존재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평등 관계인 것이다. 대우나 대접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대우나 대접을 받으려는 것 또한 아니다. 나이와 지위를 떠난 감정 평등 인간으로서, 소식에 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게 사람 사는 세상 아니겠느냐, 라는 것이다. 

 ‘메아리’라는 게 있다. 산이나 절벽에서 ‘되돌아오는 소리’! 말이다. 이 또한 개인 생활 보호가 우선인 요즘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주 대화 창구인 SNS상에서 굳이 긴 문자를 쓰지 않고 이모티콘만으로 대신했을 때에도 상대방은 충분히 되울림으로 받아들일 것임을 믿는다. 

 바라건대 인간이 소중하다면 인간의 마음은 더 소중하다. 일일이 헤아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최소한의 마음만 있다면 허무한 메아리는 없으리라 본다. 메아리가 몹시 그리운 시대를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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