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면서 종종 노인 호칭에 대하여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No 人(사람이 아니다), 늙은이(늘 그런 이)와 같은 혐오스러운 칭호가 있다. 심지어는 꼰대, 꽉 막힌 사람, 소외되거나 잉여 인간, 세금만 탕진하는 사람으로 호칭 경우도 있다. 부끄럽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다. 이러할 때마다 선배 시민이라 부르면 어떠할지 생각해 본다. 

 선배 시민이라는 칭호는 당당하면서도 자긍심마저 갖게 한다. 선배 시민이란 경험, 경력, 나이가 많은 시민으로 시민권을 권리로 얻기 위해 실천하는 선배이다. 즉 시민권이 당연한 권리임을 자각하고 이를 누리며 공동체 참여로 자신은 물론 후배 시민을 위해 목소리 내는 시민이다. 

 선배 시민은 세월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삶이어야 한다. ‘나 때는’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후배 시민과 서로의 경험과 장점을 나누고 공유하는 자세를 갖고 소통해야 한다. 주위나 후배 시민의 혐오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배 시민이라면 늙음을 자연스러운 현황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적 역할이 있고 품위를 갖춘 인간으로 당당하게 늙어갈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선배 시민과 후배 시민이 함께 만들어갈 세상은 후배 시민에게 물려주고 싶은 아름다운 미래이어야 한다. 인간은 빵 말고도 장미가 있어야 한다. 즉 인간의 품위를 갖추어 선배 시민의 품격과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풍겨야 한다.

 선배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실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작년 12월 5일은 2023 대한민국 선배 시민대회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선배 시민 공동체를 디자인하자’라는 구호로 노인 자원봉사자 대회가 열렸다. 1만 1천여 명의 전국 노인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행사를 치렀다. 지역문제를 발견하는 방법, 문제해결을 위해 실천했던 경험, 그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한계와 갈등, 경험 등을 서로 발표하고 상호 소통하는 4회째 열린 대회로 선배 시민으로 거듭나는 좋은 기회였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선배 시민은 자기 목소리를 갖고 당당하게 공동체에 참가하는 존재가 되어야겠다. 돌봄의 대상이 아닌 삶의 주체로 살아야겠다.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결의로 당당하게 살아야 하겠다.

 부정적인 호칭에서 탈피하여 존경스럽고 품위가 넘치는 호칭으로 선배 시민이라는 칭호가 안성맞춤이라고 생각된다. 꽃의 향기는 십 리 밖에 못 가지만 고고한 품격을 가진 선배 시민의 품격은 천지 간에 향기가 흐를 것이다. 선배 시민의 품격 유지를 위해서는 건강하고 깊은 성찰과 나를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젊은이 같은 구석이 있는 선배 시민이 되자.

 후배들 본보기가 되어 안심하고 뒤따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선배 시민이라는 호칭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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