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휴식 시간이거나 휴가 기간이거나 독거 생활을 하는 이에겐 가끔 가능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참선이 하루이틀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많은 인내를 요구하고 거듭된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에게 있어 언어가 습득되고 활용되는 동안 ‘언어 습관’이 몸에 배기 때문이다. 이 언어 습관은 어느 지역에서 자랐느냐, 어느 환경에서 자라고 배웠느냐, 전공이 무엇이냐, 직업군이 무엇이냐에 따라 체득치가 겹겹이 쌓인다. 달리 확대하여 말하면 한마디 말은 그 사람의 전부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실화이다. 중동의 한 나라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나오던 신혼부부가 3분 만에 이혼신고를 했다. 이유는 혼인신고를 마치고 나오던 신부가 넘어졌는데, 이때 신랑이 한 말은 ‘멍청해!’ 라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누군가 넘어졌을 때, 우리는 낯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일으켜 세우거나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많이 놀라지는 않았는지를 물어보고 살핀다. 특히 신랑이라면, 신부에게 ‘다치니 조심하라’라는 따뜻한 말을 곁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다른 애정 표현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을 법한 신랑의 한마디는 그의 인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거라 생각된다. 아마 그 신부는 그 한마디 말로써 신랑을,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꿰뚫어본 건 아닐까. 혹자는 알 수 없는 미래를 어찌 한마디 말로 가늠할 수 있느냐고 신부의 경솔함을 탓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한마디의 말로 오래된 관계가 끊어진 경우가 있고, 말다툼이 싸움으로 번진 경우도 있고, 심지어 살인이나 전쟁까지도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듯이 우리는 말을 늘 조심해야 함에도 본 대로, 느낀 대로, 생각하는 대로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말만이 그 사람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인 한마디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여지없는 인품이다. 

 물론 가식으로 누군가의 눈과 귀를 잠시 가릴 수는 있다. 그러나 내재되어 있는 무의식은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어 있다. 그것이 관계를 좋게 혹은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려서 형성되는 언어, 행동 습관은 그 사람을 이루는 근간이며 전부라 할 수 있겠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을 둔 부모, 그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사회인들 모두 각성해야 할 이유이다. 그리하여 너 나 할 것 없이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에 모두를 두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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