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의원으로서의 기본 소양과 자질이 의심스러운 장면도 목격하게 된다. 행정사무 감사와 조사는 지방의회의 존재 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싶은 영역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넘어 합리적이고 수준 있는 대안 제시를 해야 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호하거나 지역발전과 무관한 일방적인 비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러한 의원들의 기초역량 격차는 왜 좁혀지지 않고 벌어진 채로 지속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우리가 직접 선거를 통해 기초의원을 선출하지만, 사실상 지역발전에 대한 이해와 개인의 역량과 시민을 섬기는 마음만으로 선출될 수 있는 선거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정당의 지배력이 큰 지역에서는 더 심각하다. 이는 공천권을 쥐고 있는 특정인에 대한 충성도와 정당에서의 활동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천을 받기 위해 전략적으로 공천을 따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사람 찾기에 혈안이다. 그 결과 지난 제8회 전국 지방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되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508명이나 나왔다. 과연 이것이 지역발전을 향한 방향이 맞는 것일까? 이렇게 계속 가속화된다면 개인 역량이 있는 지역의 인재들은 정작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능력이 없는 수준을 넘어 무지한 자들은 당내에서만 열심히 활동하고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 의원이 되는 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지역의 앞으로 4년은 성장이 아닌 후퇴를 가속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오로지 자신만이 정답이라는 오만에 빠진 다선 의원이나 오로지 다음 재선만을 위해 자기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사람들은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일종의 지역별 기초의원 자격평가시험을 제안한다. 적어도 이 평가시험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은 파악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지방자치의 본질이 결국 주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방 의원의 언행에 지역발전이나 시민에 대한 존중이 없고, 주민의 참여를 훼손한다면 지방 자치적 차원에서도 해로운 인물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선거철에만 시민의 종이라 호소하며 표를 구걸하지 않고 평소에 자신들이 얼마나 지역 친화형, 주민 친화형 인물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시민의 대표를 알아보는 혜안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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