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대한 동화가 있다. 손가락들이 저마다 대장이라고 주장하는 이야기이다. 엄지는 모든 일등의 표시는 엄지이니 자기가 대장이라며 엄지 척했다. 그러자 검지가 코웃음을 치며 우리가 살아갈 방향은 자기가 가리키는 쪽이라며 자기가 최고라 했다. 중지는 키 큰 자기가 대장이라 주장 했고, 약지는 세상에서 제일 값비싼 가락지는 자기가 관리하니까 대장이라 했다. 이를 본 소지가 너희들 콧속이 가려울 때 시원하게 후벼주니 자기가 대장이라 했다. 손가락들의 다툼을 보고 신이 다섯 손가락을 나무라면서 겸손하게 허리를 굽혀 보라 했다. 다섯 손가락은 모두 정중히 허리를 굽혔다. “야호, 주먹이다!” 그제야 잘난 체하며 서로 다투던 손가락들은 서로 힘을 모아야 힘센 주먹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은 사랑이고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미움이라 한다. 사랑은 다섯이고 미움은 넷인 셈이다. 사랑이 미움보다 하나 더 있다는 게 다행이다. 이 때 두 손이 깍지를 끼면 미움은 어느새 다 사라지고 사랑만 남는다. 이는 사랑의 위대함이라 하겠다. 

  손가락질은 부정적일 때 사용하는 말이다. 법과 규칙, 또는 약속을 어겼을 때, 매우 잘못하였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손가락질을 받는다. 요즈음 화면에서 손가락질을 자주 보는 게 안타깝다. 똘똘 뭉쳐야 하는 데 자기 말만 옳다고 상대방에게 손가락질을 일삼다니 걱정이 든다. “손가락도 길고 짧다.”는 속담처럼 상대의 틀림과 나의 다름을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연말연시가 다가온다. 한 해를 보내며 혹시 손가락 질 받은 일 없어는 지 뒤돌아 볼 일이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항상 존재한다. 실수를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할 때 마음이 홀가분하다. 우리는 때때로 가까운 것을 잊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가까이는 우리 몸과 가족, 친구, 친인척 등 나아가 사회, 국가, 그리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이다.

  새해에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소중한 손가락이 손가락질 당하지 않도록 올바른 삶의 철학을 일깨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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