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1926~2008) 소설가는 “다시 젊어 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가고 아아····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고 했다.

박완서(1931~2011) 소설가는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살아오면서 볼꼴 안볼꼴 충분히 했고, 한번 본거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한겹 두겹 책임을 벗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두분 생전 노후에 남긴 말이다.

노인인구 천만명 시대가 되었다. 100세 장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평균 수명이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까지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채근담’에 “병든 다음에서야 건강이 보배인 줄 알며, 난세에 처하고서야 비로소 태평시절이 행복인줄 아는 것은 결코 일찍 아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바라는 것이 재앙을 부르는 근본임을 알고, 생명을 탐내는 것이 곧 죽음의 원인인줄 아는 것이야 말로 탁견(卓見)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매사 지나고 난 다음에에 무릎을 치거나 안타까운 가슴을 쥐어 뜯는 것이 보통 사람 누구나 겪는 일이 아닐까 싶다.

중년 이후 가장 큰 후회를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건강문제일 것이다. 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100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 1990년에 459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934명, 2010년에 1,836명으로 늘어났다. 10년 주기로 두배씩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2020년에 3,672명이었는데 2030년이 되면 7천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삶의 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노인들이 첫 번째로 꼽는 건강비결은 소식(小食)이라 하고 있다. 식욕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인데 실천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엇이든 지나친데서 문제가 되고 있기에 먹는 욕심을 줄이고 조절해야 된다. 육체적 건강,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욕심을 내려 놓는 것, 바로 나를 비우는 것이야 말로 100세 시대의 탁견(卓見)이 아닐까!

미국의 여류 소설과 ‘펄벅(1892~1973)’은 80세를 맞는 생일날 삶의 모습을 뒤돌아 보며 글을 썼다.

“젊다는것과 늙었다는 것은 나에게 의미없는 말이다. 나는 언제나 젊어지려고 노력해 왔다. 80년간의 내 생애를 돌이켜볼 때 10년전 70세가 되었을 때 비로소 나의 인생 중 가장 좋은 시기를 맞았다는 확신을 가졌다”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라 ‘몸은 늙었으나 마음은 젊은이 행세를 하고 싶어한다“는 말이다.

2026년, 바로 내년인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한다. 즐거워해야 될 일인가? 두려워해야 될 일인가? 오래 산다고 하지만 ‘고령화 시대의 사회문제’가 심각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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