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선생님을 만났다. 15년만인가? 선생님은 날 보자마자 환한 웃음 지어 주신다. 청소년시설 운영하면서 야간에 대학에 출강할 때, 선생님은 공무원이셨고 퇴근 후 대학에서 공부를 하셨다. 이 전의 나를 기억하시면서 변한 게 없다면서 갑자기 ‘고맙다’고 하셨다. 당시에 만학도로 열심히 공부하던 분 중 한 분이셨고 퇴직 후에도 지역에 여러 활동하면서 최근에는 다시 대학 편입을 하셨는데 장학금까지 타셨다. 이전에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해 주셔서 장학금 탔다면서 고마워하셨다. 괜히 송구해졌다. 달그락 청소년을 위해서 후원자 가입해 주셨고 일시 후원금도 보내 주셨다. 만나자마자 한순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동안 삶의 이야기도 나누어 주셨다. 

지난주 손 대표님 만났다. 38년간 일한 기업에서 정년퇴직하신 후 또 다른 일을 하고 계셨다. 달그락의 청소년위원회 신규 위원 영입하던 중에 추천받은 분이다. 손 대표님 사모님을 먼저 알고 있었다. 청년기 청소년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활동하면서 연대활동 할 때 만났던 여성단체 대표셨다. 최근 손 대표님 알게 되면서 남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페이스북에서 꾸준히 인사 나누었고 처음 자치연구소에서 만났다. 위원회 활동에 흔쾌히 함께해 주셨다.

세무사무소 운영하는 강 대표님은 30대다. 달그락에 여러 위원회 중 진로위의 최연소 위원장이 되었다. 이전에 강 대표님 운영하는 세무사무소에서 활동하던 분이 초기 위원으로 참여하셨는데 전혀 다른 경로로 강 대표가 참여하면서 몇 년째 진로위원회에 함께 하고 있다. 진로위원회 부위원장이 되신 최 대표님은 환경 관련 기관을 운영한다. 이분 알기 한참 전에 교회 권사님 딸이 결혼한다고 해서 결혼식장 갔었는데 그때 당사자가 이분이었다. 

지역에서 청소년 활동하며 많은 분들과 삶을 나누며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 인연이 매번 기적이 되는 것을 경험한다. 인연의 싹은 학교, 카페, 방송국, 서점 등 온갖 공간에서 자라고 있었다. 좋은 관계 속에서 줄기가 자라고 어느 순간 열매로 맺어지는 것을 가슴으로 만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나에게는 인연이다. 어떻게 신문을 만나서 이 글을 읽게 된 것인지. 모두가 인연이고 밀알이 바늘귀를 통화하는 기적이다. 

하버드에서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해 온 인간 행복에 요체는 ‘좋은 관계’였다. 좋은 관계는 우리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 주며 더 오래 살도록 도와준다. 인연을 좋은 관계로 만들어 열매를 맺어 갈 때 삶은 기적이 된다. 정치, 종교, 신념, 나라, 지역을 넘어 모두가 좋은 관계로 연대할 수 있고 어떻게든 다른 것을 찾아내 배타하고 혐오할 수도 있다. 우리가 선택할 문제다. 가급적 우리의 모든 인연이 증오나 배타가 아닌 기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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