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1899년 개항이후 번영과 정체의 강을 숱하게 건너왔다.

그리고 이제 원숙한 미래의 새 장을 열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우리는 올해가 군산·르네상스·의 원년(元年)이 되어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고자 한다.

 그 동안의 낙후와 소외의 한(恨)을 털어 버리고 발전과 번영, 고급문화가 군산의 새로운 이미지로 떠오를 수 있도록 도약과 비상(飛翔)의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대선(大選), 군산 발전의 기폭제로

먼저 국내 정치, 경제 상황부터 살펴보자. 올해는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연초부터 대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여당과 야당 후보들의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당내 경선이 펼쳐질 것이다.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한 단계 민주주의가 전진하는 계기이기를 바란다.

 군산은 이번 대선을 군산발전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 군산의 주요 현안들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으로써 군산의 당면 과제들이 국책사업에 반영돼 국가예산 확보가 용이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4년 동안 저(低)성장 기조에 허덕여 왔다. 또 ?부동산 광풍?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다. 올해도 저성장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올 경제성장률을 4.4%로 보고 있다. 서민들은 올해도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처지다. 양극화 또한 넘어야 할 산이다.

 계층간, 지역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극심한 빈부 차와 비정규직, 소외계층, 실업 등의 문제도 쉽사리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군산의 미래 잠재력 높아

그러면 이제 눈을 군산으로 돌려보자. 군산의 지난 한 해는 희비가 엇갈렸다. 방폐장 유치 실패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직도사격장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2월 초 공군 38전대가 직도에 전투기 폭격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자동채점장비 설치를 위한 산지전용허가를 신청하면서 이 논란은 불붙었다.

 제2 매향리 논란 속에 시민 10만여 명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시국회의를 여는 등 반대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군산시가 3000억 원에 달하는 정부의 지역발전지원 방안을 전격 수용해 일단락되었다.

 너무 쉽게 손을 들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긍정적인 일도 많았다. 15년째 공방을 벌이던 새만금 방조제가 연결된 것이 그 중 하나다.

군산 뿐 아니라 전북의 미래를 밝혀줄 이 사업은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선 것이다.
 
또한 두산 인프라코어의 유치는 군산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연간 매출액 및 수출액에서 도내 1위를 고수하던 GM대우를 밀어내고 군산발전의 견인차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지난해 말 날아든 각종 평가는 군산에 힘을 실어준 낭보였다.
 
산업정책연구원이 전국 75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군산시가 현재 경쟁력부문에서 5위, 미래경쟁력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또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고 재정경제부 등이 후원한 '기업하기 좋은 지역'에서도 3년 연속 우수 시로 선정되었다.
 
군산의 미래가 밝음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았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 화합으로 군산발전에 힘 모아야

그렇다면 올해 군산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는 군산항과 공항의 활성화에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군산항은 부산 인천 목포항에 이어 마산항과 함께 4번째로 개항을 맞은 곳이다.

서해안 개발의 중심에 위치해 서남권과 중부권의 거점 항만으로서 대 중국 교역의 전진기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설미비와 전략부재 등으로 인근 평택항과 광양항의 경쟁력에 밀리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무역협회 전북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도내 수출업체의 93%가 군산항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 81.3%가 정기항로 부재와 바이어의 특정항 지정, 물류비 과다를 꼽았다.

도내 유일의 하늘 길인 군산공항 역시 초라하기 그지없다. 겨우 제주노선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신세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나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들 항만과 공항의 정체는 비단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제공항이나 새만금 신항 등 향후 전북의 발전구도와 연계돼 있다.

둘째는 교육문제다.

군산은 기업유치가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1998년 28만여 명을 고비로 감소세가 계속돼 지난해 26만 명으로 주저앉았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 탓이다.

 지난해 말 군산발전포럼이 조사한 설문 결과 군산시민의 76.9%가 자녀 교육을 위해 군산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노력 보다 더 획기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교육 엑소더스'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군산대를 비롯한 각급 학교의 교육 주체들과 자치단체, 민간이 더욱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셋째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새만금 사업은 이제 내부개발과 특별법 제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의 주체와 비용부담, 행정구역 배치 등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군산시는 특히 행정구역 문제에 있어 이니셔티브를 행사해, 지역의 외연(外延)을 넓히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넷째는 시민들의 화합이다.
 
이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할 수 있다. 군산은 미래 발전 잠재력이 높음에도 갈등요소가 많고 냉소적 경향이 짙었다.
 
서로 잘 되도록 밀어주고 힘을 북돋아주는 풍토가 부족했다. 올해부터는 기업이 잘 되도록 협조하고 시민들도 자신감이 넘쳐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더불어 지속적인 기업유치 노력과 새만금 방조제 및 골프장 활성화로 인한 관광 인프라 구축, 조선소 클러스터 등 새해에도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제 군산 시민 모두가 나서, 2007년을 군산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