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천 운(호원대학교 교수, 경실련정책위원장)

심각한 지역경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유치 노력이 상당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인구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 몇몇의 대형 기업체가 입주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손에 잡히는 것은 하나도 없어 군산시민들은 안타까움만 더 할 뿐이다.
 
그리고 국내기업이 몇 개 입주한다 하더라도 심각한 낙후 상태에 있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군산지역이 놓여있는 대내경제, 대외무역, 지정학적 여건으로 볼 때 군산이 극심한 경제침체와 개발낙후에서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경제자유구역의 추가지정이 아닐까 싶다.

그 동안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전북도와 군산시의 노력은 집요했다.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전북의 미래를 걸었을 만큼 이 문제에 공들이고 행정력을 바쳐왔지만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실패했었다.

 2002년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법제화될 때 전북도가 유일하게 자치단체 차원의 환영논평을 냈었고, 전북도 차원에서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줘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의 당위논리를 개발하여 신청했지만 탈락하였다.

 정부는 인천, 광양만권, 부산 김해 등 3개 지역만 지정하고 군산지역은 기본적인 지정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이유로 제외시켰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도지사 명의로 청와대를 비롯, 각계에 지정을 요청하는 등 각종 건의서와 촉구문을 낸 것만 7~8차례에 이르고, 여러 차례의 공청회가 마련되고, 군산시장, 도내 상공회의소, 외국인 입주기업, 도의회, 사회단체까지 나서서 군산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을 촉구했지만 무산되었다.

그러나 군산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필요하거니와 이 지역의 경제낙후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첫째, 군산을 비롯한 전북도는 개발낙후로 시장규모가 작아 투자유치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뿐만 아니라 인근 광양만권에 몇 천만평에 이르는 부지를 기업하기 좋은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 경우, 기업유치가 더욱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경제적 낙후성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경제자유구역 지정에서 제외될 경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서 나온 이 제도가 오히려 낙후지역의 낙후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둘째, 이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3개 지역의 경우 최소 7조원대에서 최대 10조원대가 넘는 각종 재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지만, 군산의 경우 1~2조원대 투자만으로도 훨씬 큰 투자효과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하루 빨리 군산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하지 않을 경우, 몇 년 후에는 국제적 물류 허브항으서의 경쟁관계에 있는 상해나 홍콩과의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 따라 우선 3곳을 지정 육성함으로써 재정부담과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재경부의 정책적 의도를 납득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일 뿐만 아니라 군산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지역균형발전과 예산집행의 효율성의 측면에서 군산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이 시급하다 하겠다.

전북도나 군산시로서도 침체와 낙후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지를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의 노력에 반영하고,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의 당위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정치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