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만금신항만의 군산관할을 천명하며 정부와 전북도의 적극 해결의지를 촉구했다.
군산 새만금신항과 동서도로의 행정관할 선점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군산시가 국내 굴지의 로펌 김앤장을 내세워 법리대응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새만금신항과 동서도로 등의 행정구역 결정 신청 건을 일괄 논의키로 결정함에 따라 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법률 대응을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과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김앤장과의 계약은 착수금 4억6천만원에 향후 승소 시 성공보수를 합하면 최대 12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가 새만금신항만 등의 관할권 대응에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을 선택한 것은 이미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권을 김제시 등에 빼앗긴 아픈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과거 대법원이 매립지 관할 결정 시 효율적인 신규토지이용 및 매립지와 인근 지자체 관할의 연접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것 역시 앞으로 중분위의 새만금신항만 관할결정 과정에서 치밀한 법리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또다시 김제시에 관할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과거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 결정을 경험한 군산시로서는 이번 중분위 관할 논의 과정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법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내 굴지의 로펌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만금신항과 동서도로 관할권 확보를 위한 군산시와 김제시의 대응에 적지 않은 온도차도 느껴지고 있다.
김제시의 경우 지난달 말 시장과 시의장을 비롯해 각 단체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권역 관할권 확보 추진을 위해 '새만금 미래 김제시민연대'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새만금 행정관할 선점에 민관이 똘똘 뭉쳐 범시민 의지를 모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에 군산시는 군산시의회가 지난달 17일 제25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군산새만금신항’으로 명칭사용 천명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데 이어, 같은 달 3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산새만금 신항만과 동서도로 관할권이 군산시에 있고, 전북도가 관할권 분쟁의 조속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 현재까지는 전부이다.
사실상 새만금신항만 등의 관할권 문제에 시의회 혼자 목청을 높이는 형국일 뿐, 군산시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 등 시민들의 관심은 현재로선 매우 낮아 김제시와 사뭇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모 시의원 역시 “시의회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새만금신항만 등의 행정관할권 확보에 온힘을 쏟는 것과 달리 군산 도심에는 시민 관심을 모으고 군산 행정관할의 당위성을 알리는 현수막 하나 내걸리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의아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새만금 행정관할에 관심이 많은 한 시민은 “과거 김제시의 경우 행정을 구심점으로 정치권의 주도적인 노력과 시민들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 2호방조제 관할권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중분위가 새만금동서도로와 2호방조제 관할권을 일괄심의 키로 결정한 자체만으로 군산시는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은 것인데, 정작 지역사회는 시의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배경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중분위 심의를 앞두고 법률적, 논리적 대응은 군산시 내부적으로 차분히 준비하되, 새만금신항만 등의 군산시 관할 당위성은 시민들에게 폭넓게 알릴 필요성이 있는 만큼 군산시와 정치권 등이 빠른 시일 내 시민의지를 결집시키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우선 법리적 대응을 위해 김앤장 로펌 등의 계약에 신경을 써왔으며, 항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새만금신항만의 군산관할 당위성을 알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