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그거 옛말이지, 요새는 하루 3만원 벌기도 힘들어 죽을맛여”
공설시장에서 20여 년간 생선장사를 하고 있는 한 할머니의 푸념이다.
예년이면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이 북적북적 활기가 넘쳐났지만 올해는 경기한파만큼 시린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속되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각 가정이나 기업체 등이 우울한 설 명절을 보내면서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특히 군산은 지난해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유치와 새만금특별법 발효 등 각종 호재에 따른 기대감속에 설을 맞이했지만 올해는 경기침체로 여파로 침울한 설을 맞고 있다.
공단지역 또한 예년이면 설 특별 상여금으로 넉넉할 설을 기대했지만 경영 어려움으로 내년을 기약해야 할 상황이다.
임금 체불액 또한 전년도에 비해 대폭 늘어 근로자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노동부 군산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은 557개 사업장, 1426명으로 체불액은 64억6800만원이 발생했으며 이중 32억1000만원이 현재까지 미청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2억2300만원(450개 사업장, 895명)에 비해 53.1% 증가한 수치다.
가계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맞벌이를 하는 정모씨(38) 부부는 각종 생활물가는 인상되는 반면 서민경제는 날로 악화돼 당장 아이들 설빔이나 양가 부모님 용돈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씨는 “회사가 어렵다보니 상여금도 없고 돈 들어갈 땐 많은데 지갑은 가볍고 그나마 우리 부부는 맞벌이라도 해서 사정이 낫다”며, “하지만 가족들과 즐거워야할 설 명절이 올해는 무겁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시설에도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복지시설 관계자는 “그나마 예전에는 쌀이나 라면 등 도움의 손길이 있었지만 경기여파로 발길이 뚝 끊겼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설 특수라 많은 물량을 확보했던 상인들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울상을 짓고 있고 재래시장공동상품권 판매실적 또한 예년보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가 서민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
시는 지난 20일 재래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실시한 데 이어 22일에는 문동신 시장을 비롯 직원들이 재래시장 장보기 행사를 갖는다.
또한 재래시장 이용객 편의를 위해 공설, 신영, 명산시장과 수산물종합센터 4곳에 8명의 현장 택배 도우미를 배치하는 한편 물건을 담는 쇼핑카트도 배치해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의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서민생활안정추진단’을 구성했다.
서민생활 안정 추진단은 차상위 계층뿐만 아니라 가장 실직으로 인한 가정 붕괴위험, 휴∙폐업으로 인한 생활 어려움 등 갑작스런 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지원하게 된다.
추진단은 자립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자리 알선, 민간자원과 연계 시키는 등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단전, 단수 되는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시민 김모씨(50)는 “설을 앞두고 경기악화로 각계각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두가 합심하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돼 가족과 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 명절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