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가의 네비게이션과 자동차 블랙박스 판매를 둘러싼 소비자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라북도 소비생활센터는 17일, 휴대폰 무료통화권을 제공한다는 방문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충동적으로 네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구입, 80～480만원을 신용카드 할부나 카드론으로 결제한 후 반품이나 청약철회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다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신모 씨는 지난 1월 중순경 전남․북에 사는 사람 중 10명을 추첨해 차량용 블랙박스를 무상 제공하는 행사에 당첨되었다는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며칠 뒤 영업사원이 찾아와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면서 카드로 100만원을 결제하면 무료통화권을 100만원어치 제공한다고 말에 신씨는 얼떨결에 신용카드 12개월 할부 결제를 했으나 다음날 가족의 심한 반대로 계약해제를 요청하자 차량에 이미 장착되었으므로 반품할 경우 위약금 30%를 납부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어이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례.

송모 씨는 지난 3월 초 A총판이라며 네비게이션을 공짜로 준다는 전화를 받고 영업사원 2명을 만나 차량에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영업사원은 소비자의 신용을 확인해야 한다며 송씨의 휴대폰으로 신용조회를 한다고 속여 휴대폰을 이용해 신용카드 현금대출 400만원을 송씨 동의 없이 진행해 비밀번호를 누르게끔 유도, 380만원을 이체받았다.

송씨는 영업사원이 해당 금액만큼 휴대폰 무료통화권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아무래도 사기를 당한 것 같아 바로 계약해제를 요청하자 다음날 방문하기로 한 뒤 연락이 안되고 있다.

전라북도 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이처럼 무료통화권 제공을 미끼로 한 네비게이션․블랙박스 구입과 관련 피해 구제는 올들어 현재 7건이 접수됐다.

이들의 주요 판매상술은 영업사원이 먼저 전화로 소비자에게 이벤트에 당첨되어 네비게이션․블랙박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거나 제품 구입가에 상당하는 무료통화권을 제공한다며 일단 만나서 상담을 받아볼 것을 종용하면서 시작된다.

소비자를 방문한 영업사원은 대기업이나 네비게이션․블랙박스 관련업체의 상호 일부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네비게이션․블랙박스를 구입하면 기기 구입가 이상의 무료통화권을 제공하므로 결국 기기는 무상이라고 현혹한 뒤 구입조건이나 결제조건 등을 허위 또는 과장하는 설명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구입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네비게이션․블랙박스를 소비자 차량에 장착하고 결제를 강요하는 사례가 많은 실정이다.

전북도 소상공인지원담당 관계자는 “전화나 방문으로 네비게이션을 무료 장착해 준다거나 일단 만나서 상담받아 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제품 구매를 신중히 결정한 후에는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되 청약 철회 조건이나 위약금 등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특약에 적어둬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