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사이에 두고 개최되는 철새축제가 올해도 군산시와 서천군에서 사실상 제각각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군산-서천 행정협의회의 유명무실을 질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서천 철새축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양 지역이 공동 개최하자는 여론은 군산철새축제가 처음 열린 2004년부터 제기돼 3년째를 맞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공동개최에 대한 양 시군의 공
감대 형성은 형식적 · 원론적 수준에 불과할 실정이다.
17일 철새축제 공동개최에 대해 서천군 관계자는 "양 지역의 대표 축제를 함께 치르기 위해서는 수개월 전부터 두 지역의 실무자들이 만나 실질적인 협의가 필요한데도 군산시가 이미 축제일정을 확정한 후 시로부터 철새축제 협력 공문을 최근에야 접수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축제를 공동 개최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철새축제를 군산-서천 공동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진은 제1회 군산·금강철새 사진공모이벤트 금상작.
이에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시장님도 공동개최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기 때문에 군산 축제 때 서천군이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등 협력사항과 내년도 공동개최 의향이 담긴 공문을 지난 16일 서천군에 발송했다"며 "서천군에서 가부간의 뚜렷한 입장표명이 없어 공문 회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철새축제 공동개최 분위기가 무르익어 보이지만 군산시와 서천군은 실무자간 지난해 한 차례 정도 만남을 가진 이후 올해는 전화통화로만 공동개최를 논의했을 뿐 단한 차례 만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철새축제를 둘러싼 양 지역의 동상이몽이 장기화하자 뜻있는 시민들은 10년의 역사를 지닌 군산-서천 행정협의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군산-서천행정협의회는 1년에 정기모임 1회, 임시모임 1회 개최를 명문화한 규약에도 불구하고 2002년과 2003년 2회 개최됐을 뿐 오히려 철새축제 공동개최여론이 일기 시작한 2004 · 2005년에는 단 한번도 열리지 않은 채 유명무실 한 상황이다.
게다가 2003년 협의회때는 양 지역 관계자간 불미스러운 일까지 발생했으며, 이후에는 철새축제를 비롯해 방폐장 문제와 금강쓰레기 처리문제, 군장대교 위치 등 현안이 산적한데도 회의한번 열지 못한 채 개점 휴업상태를 보이고 있다.
민선4기를 맞아 군장대교 건설 등으로 양 측의 공간적 거리가 좁혀지는 시기에 맞춰 그동안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내 군산-서천행정협의회를 열어 철새축제 등 공동의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