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군산에 미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흔히 말하는 ‘세계화시대’ ‘환황해중심시대’ 등의 구호는 그 곳에 얼마나 외국인이 활동하고 있는가가 현실적인 지표가 된다.
 
 따라서 나라와 나라사이에 국경이 없어지는 대신 사람이 드나드는 인류(人流), 물건이 드나드는 물류(物流), 그리고 문화가 드나드는 문류(文流)의 정도가 곧 그 나라와 지역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군산은 항구도시로서 외래의 문물이 자주 왕래했던 ‘1세대 국제화도시’라고 자처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이주촌이 형성되어 있었고, 중국의 살기 힘든 생활을 접고 군산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중국인, 그리고 군사적으로 천혜의 지역으로 미군기지가 들어서 있어 국제도시의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해방과 더불어 일본인들은 떠났고, 중국인들은 특정한 규제 때문에 하나둘 한국과 군산을 떠나 이제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서 미군의 경우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지속적으로 군산에 남아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그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군산이 국제도시로서 자리매김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군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군산과 우리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한국을 이해시키는 첨병역할을 군산이 함으로써 친한파의 미군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민간차원에서의 외교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미군과 학생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홈스테이(homes stay)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국문화와 미국언어가 만나는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만한 사안이며, 미군과 시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한? 미문화교류공간이 확보,확대되고, 군산을 소개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면 문화적, 경제적으로 우리 군산에게 불리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이다. 

 그러나 지난 97년부터 10여년동안 매주 수요일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벌어진 시위가 총 462회에 달하고 있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부 시민들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자칫 미군들이 군산시민들 모두의 정서인양 비춰질 때 군산지역에 과연 도움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물론 평화적인 시위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나 국가정책적인 면에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10년 동안 계속된다는 점과 미군기지와 별 상관이 없는 내용까지도 간혹 전국적인 시위의 집결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군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때 군산에서 ‘미군보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군산에 배치를 받은 미군들은 전혀 한국과 군산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러한 시위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상은 주말이면 2대의 버스로 100여명 이상이 오산과 평택 등지에서 그들의 구매력을 소진시키고 있고, 군산시내에는 미군이 별로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일부 미군들 중에는 군산에 주어진 혜택을 누리면서 월명공원과 은파 등을 산책하기도 하고 자전거 동우회를 통해 군산 인근을 돌기도 하지만 가는 곳이 극히 한정돼 있다.

 영화동의 최주범씨는?미군이라는 것 보다는 군산을 찾은 외국인이라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군산을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 마케팅 전략의 대상이다?며 이제 이들도 군산의 지역경제에 일익을 할 수 있도록 끌어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세기는 ‘배척의 시대’가 아닌 ‘포용의 시대’ ‘상생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을 주장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만큼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에서 나타나는 시너지효과를 공유하는 실리를 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해중부에 위치해 있으면서 일찍이 국제화의 깃발을 내세운 군산은 이미 구축되어 있는 국제도시의 인프라를 충분히 이용하면서 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시민차원의 전략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