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최초로 멸치건조공장을 차린 오 모씨는 공장 준공을 며칠 나두고 고민이 많다.

오씨의 고민은 자금 문제도 행정 절차 문제도 아닌 전봇대 때문이다.

공장 정문에 우뚝 박혀 있는 전봇대 때문에 차량이 자유롭게 공장을 드나들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전봇대를 피하려다 차량이 정문에 부딪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멸치건조공장에 드나드는 차량은 최소 5톤에서 최대 12톤 트럭들이다.

대형차량이 전봇대에 부딪치면 오씨 공장은 물론 인근 공장까지 정전 피해가 갈 수 있다.

오씨는 한전군산지점에 전봇대 이설을 요구했으나 이설비용 문제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전봇대를 이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오씨가 부담해야 한다.

이른바 수용자 부담 원칙 때문이다.

한전군산지점 관계자는 “한전이 전봇대를 먼저 가설해놓았기 때문에 한전이 비용을 지불할 의무는 없다”며 “수용자 부담 원칙에 의해 오씨가 이설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봇대 한 개 이설 비용은 무려 590만원.

오씨는 이러한 한전의 입장에 대해 ‘답답하다‘고 말한다.

공장에서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신규 전봇대 가설에 필요한 1200여만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또 다시 600여만원에 이르는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