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15 해방이후 군산에 살던 일본 사람들은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군산에서 계속 생활했던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군산문화원(원장 이복웅)은 1945년 8월 15일이후  군산에서 살던 일본인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를 공개 했다.

이 자료는 일제시대 호남 최대 농장이었던 불이농촌에서 일을 했던 일본인 쯔지도 아소브가 쓴 ‘흙과 놀자‘라는 자서전 성격의 글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불이농촌 조합원인 일본 사람들은 1945년 8월 15일 전날까지도 일본 패망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쯔지도 아소부를 포함 31명의 일본인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8월 16일에 군에 입대하라는 통지서를 받고 군 입대를 준비 하던 중 8월 15일 아침에 일본의 패망소식을 듣는다.

일본 패망소식을 들은 일본인들은 일본신사에 모여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앞날에 대한 걱정을 했다.

이들 일본인들은 미군이 군산에 상륙하면 ‘남자는 일꾼이 되고, 여자는 위안부가 된다’는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불이농촌 야마사끼 이사장은 일본인 조합원들에게 2천엔씩을 주고 불이농촌을 해산 했다.
 
당시 500여명의 일본인들은 곧바로 귀국 했으며 남아 있던 1,200여명은 야마가다 마을(현 산북동)에 모여 새로운 대표자를 뽑고 미군과 귀국 등의 제반 문제를 협상했다.

당시 일본인과 한국인의 최대 쟁점은 벼 수확을 누가 할 것인가? 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인들은 일본인을 상대로 벼를 수확하기 위한 낫을 요구했으며 일본인들을 낫 제공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야마가다 마을에 사는 일본인들은 낫을 내놓지 않고 자신들이 수확을 하려고 했다. 

벼 수확문제로 일본인과 한국인들은 충돌직전까지 갔으나 미군은 일본인 손을 들어 주어 일본인이 벼 수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군은 일본인의 벼 수확을 돕기 위해 각 마을당 2명의 미군을 배치하고 일본인을 보호 했다.

쯔지도 아소부는 한국인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준 미군에 대하여 ‘일본과 4개년 간이나 싸운 적국의 군인의 행위인가 하고 놀램과 동시에 감사의 마음이 가슴에 꽉 찼다’고 술회했다.

일본인들은 1945년 11월 초순까지 벼 수확을 마치고 군산역을 출발해 부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갔다.

해방직후 조선인과 일본이들 사이에는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것은 화폐교환이다. 

징용으로 끌려갔던 한국인들은 일본 화폐를 가지고 귀국했으나 막상 일본화폐는 조선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한국인들은 재력가인 일본인에게 조선화폐를 일본돈으로 사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이 자료를 공개한 이복웅 문화원장은 “불이농촌은 당시 호남 최대의 일본인 농장이었으며, 이는 다른 한편으론 그만큼 한국인을 수탈한 것이다”고 지적하고 “불이농촌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는 꾸준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 했다.

이번 자료를 통해 불이농촌의 조합원인 일본인들의 숫자나 거주지역 등 다양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