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송전철탑 문제가 3년여 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한전과 주민들간 팽팽한 줄다리기 양상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 유관기관이 집단민원을 오히려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철탑이 지나가는 군산시 옥구읍, 회현면, 대야면, 미성동 등 4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송전철탑 설치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7일 오후 군산시청 앞 도로에서 5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송전철탑 반대를 강력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철탑반대 논란이 불거진 지난 2008년 초 이후 주민들이 주최한 첫 대규모 집회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철탑 반대의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대책위는 이날 군산시장 건의사항을 통해 지금까지 진행된 송전철탑 사업이 법적 순서에 따라 진행됐는지, 군산시가 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한전에 들러리를 서고 있는 이유 등을 따져 물었다.

또한 지중화 할 경우 지자체에서 사업비를 절반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인지를 군산시가 즉각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그동안 군산시와 한전이 송전선로 확충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은 커녕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독단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며 지중화 없는 송전선로 확충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법적 대응을 전담 할 변호사 선임을 완료한 상태며, 군산시로부터 송전선로 실시계획 인가가 이뤄지면 즉시 공사금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은 “군산시가 한전과 가공선로(철탑방식) 방식의 송전선로 확충에 성급하게 MOU를 체결한 후 한전에 이끌려 다니고 있다”며 시 당국의 허술한 초기 대응에 불만을 높이고 있다.

회현면 철탑반대 대책위 오병선 씨는 “전국 지자체들이 철탑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산시는 한전과의 성급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집단민원에 대응조차 못하고 있다”며 “농토 오염과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철탑방식의 송전선로 확충사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