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수십년간 모든 피해를 감수해 왔는데 이제는 이주사업에서도 제외되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말인지 답답합니다”라고 말하는 선천식 옥서면 옥봉리 신오산촌 17가구 주민대표.
신 대표가 사는 신오산촌 마을은 약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그러나 미군비행장과 탄약고에 인접해 있어 야간이면 물론 주간에도 비행기 소음으로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소음피해에 노출돼 있고 탄약고와도 직선거리로 불과 1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사고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평생 생활의 터전인 고향을 떠날 수 없어 이곳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이런 주민들이 최근 정부의 형평성 없는 국책사업추진에 단단히 화가 났다.
이유인즉슨 국방부가 추진하는 군산미군비행장 탄약고 주변 주민이주단지 조성사업에 신오산촌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번 탄약고 이주단지 조성사업은 6개 마을을 내초∙어은지구로 이주하는 것으로 이들 마을들은 신오산촌과 도로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더욱이 신오산촌 주민들은 그동안 똑같이 소음피해를 겪어 온 총 40여 가구 중 20여 가구는 이주가 포함된 반면 17가구가 제외된 것에 대해 의구심과 함께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
이 경우 마을 바로 앞에 철조망이 설치되고 인근 마을 집단이주로 인해 마을 자체가 사실상 고립되는 상황이어서 이주단지 조성사업에 포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천식 주민대표는 “이번 이주사업에서 신오산촌 17가구가 제외되다보니 주민들의 생활은 퇴패해지고 경제적, 문화적, 정서적으로 인내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며, “어제까지 같이 살던 이웃이 떠나고 마을엔 폐가가 넘치다보니 인심이 흉흉해지고 일부 주민들은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신오산촌 마을 주민들이 이미 수차례 국가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 현장실사를 통해 이주사업 포함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며, “향후 탄약고가 당초 계획보다 확대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이주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한편 신오산촌 마을 주민 17가구는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 이주사업 포함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