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입 개방의 파고에 맞서 우리 농업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농업인 부자(夫子)가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산시 개사동에서 미성영농조합(대표 송명재) 법인을 운영중인 송명재(57)·민기(32)씨 부자.
쌀과 보리 등 6만여평의 규모화 영농을 이끌어온 아버지 송씨는 농업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2003년 자본금 1억원의 영농조합법인을 출범시킨 후 대규모 투자를 통한 과학 영농이 농촌경제를 살리는 최적 대안이라는 확신을 갖고 다음해인 2004년에 자본금을 10억원으로 증액했다.
출범초기에는 연간 1억원도 훨씬 못미치는 매출액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전국 곳곳에 발품을 팔아 쌀 판로를 개척하고, 우수미질의 쌀 생산을 위한 적극적인 시설투자 등에 힘입어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송명재(우) 민기(좌) 씨 부자
이러한 추세라면 올 연말 매출액은 작년보다 3배 가량 증가한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송씨 부자는 예상하고 있다.
송씨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본산 원적외선 건조기를 비롯해 쌀 불량률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색채식별기 3대를 도입하고, 지난해에는 5억원을 투자해 보리를 가공하는 정맥시설을 갖추는 등 미질향상에 주력했다.
이러한 그칠 줄 모르는 농업사랑은 전북대 화공과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군 부대에서 연봉 3천만원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해온 아들 명기씨에게도 감동과 확신을 심어줘 부자가 나란히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기에 이른다.
아들 명기씨는 “함께 일해보자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막상 이 분야에 뛰어들다보니 어려운 여건에 처한 농촌이 나가야 할 좌표를 알게됐다”고 흐뭇해 했다.
명기 씨는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농업마케팅 분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현재 농업경제 박사과정을 준비, 이농 일변도의 심각한 농촌세태에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미성영농조합 도정시설
송씨 부자를 중심으로 운영중인 미성영농조합은 군산에서 생산되는 100% 신동진벼를 원료곡으로 「상쾌한 아침」「밥한공기쌀」등을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외에 찰쌀보리와 찹쌀도 시판중이다.
RPC가 없는 시내 농협은 송씨 부자의 미성영농조합 최신 시설에서 쌀을 생산하고 있으며, 타 지역에서도 이곳 도정시설을 활용해 주문자상표에 의한 제품생산(OEM)을 할 정도로 미성영농조합의 쌀 생산시설은 이미 인정받은 지 오래다.
아들 민기씨는 “매출액의 5% 선인 순수익은 반드시 시설 확충에 재투자하고, 직접 수도권 등지를 찾아가서 쌀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오늘의 매출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농업과 농업인이 함께 윈윈하도록 하는 게 작은 꿈”이라고 말했다.
농촌의 어려움을 말로만 푸념하지 않고, 몸과 머리로 헤쳐나가는 송씨 부자의 진한 농업사랑이 위기에 처한 우리 농촌과 농업인에 수범이 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