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기관들이 민원해소 노력은 미흡한 채 산업단지 송전선로 확충사업의 내년 1월 착공을 잇달아 공언하고 나서면서 오히려 주민들을 자극해 공사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OCI 군산공장은 지난 14일 경영설명회에서 내년 1월까지 전력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새만금산단 내 10조원 투자계획을 보류할 수 밖에 없다고 공식 밝혔다.

회사 관계자의 이날 발언이 지역내 첨예한 이슈로 부각되자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청은 다음날인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OCI가 전력 문제로 공장 설립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송전선로 사업을 2011년 초 착수해 2012년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라북도와 군산시, 한전중부건설단 역시 17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 중앙 유관기관을 방문해 새만금산단 입주 기업들의 전력인프라 구축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협의 등 조속한 행정절차 이행을 요청했다.

유관기관의 이러한 대응은 산업단지 전력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의지 확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민원해소 없이도 송전선로 확충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시각으로 비춰지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새만금송전선로 설치반대 공동대책위(공동대표 문기수 등 4명)는 27일 회현면 소재 모음식점에서 4개 읍면동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활동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새만금 송전선로 유관기관들이 내년 1월 중 송전선로 사업을 착수하겠다는 소식을 접해 모든 주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추진하려는 관계기관은 즉각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또한 “공사를 강행 할 경우 트럭과 농기계 등을 동원해 사업 추진을 막겠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지중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어느 기관도 거들떠보지 않다가 뒤늦게 내년 1월 착공을 강조하는 것은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 아니냐?”며 “주민들을 외면한 채 강행하는 공사가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수 시민들 역시 “송전선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주민들의 민원에 유관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인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말그대로 시작만 일을뿐 더큰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중화 민원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밀어붙이기식 공사추진에 앞서 지역현안사업 지원 등 차선의 방안을 놓고 민원해소에 나서는 것이 순리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