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지원장

 '이동식 특장차'란 구제역 및 AI 등 가축전염병 발병 농가에 직접 들어가 감염된 닭과 돼지, 소 등을 특수처리된 시설에 넣어 파쇄-열처리-소독·압착-고형분 배출 방식으로 처리하는 특수 제작 차량이다.

이 차량은 군산에 자리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상진(52) 호남지원장이 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특허출원한 것으로 살처분이나 폐사된 가축 사체의 친환경 처리를 주 목적으로 고안됐다.

이 지원장은 이 차량 제작기술로 2009년 11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공무원 공모제안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 기술은 가축류의 파쇄, 열처리, 압착 과정에서 배출물을 버리지 않고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지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처리시설을 갖춘 특장차에 들어갔다 나오는 돼지와 소, 닭 등은 기존 몸무게에서 약 15%로 크게 압축된 배출물이 되는데 이는 도로포장용 소재인 콜타르 공장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다.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가축의 혈액은 특장차에 달린 탱크로리 저장 후 유지공장으로 보내져 공업용 유압 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특장차는 닭과 오리의 경우 1시간에 10만 마리, 소는 20여분만에 한 마리를 처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원장은 “몸집이 큰 소와 돼지보다는 닭과 오리를 처리하는데 제격이며, 섭씨 60도 정도에서 열처리하면 구제역과 AI 균이 모두 죽기 때문에 유압 기름이나 콜타르 소재로 사용해도 환경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차량 제작 기술은 특허출원을 한 상태지만, 차량을 직접 제작하는데 5톤 트럭 한 대당 4~5억원의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특허출원을 받고도 특장차 개발이 연구사업으로 채택되지 못하는 등 실제 활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진 지원장은 “구제역 등의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불과 두 달 사이에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매몰처리돼 가축농가에서 엄청난 피해를 본 것에 비하면 결코 많은 비용은 아니다”면서 “사비를 들여 특허출원 했지만 이 기술을 국가에 귀속시켜 구제역과 AI 방역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