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두고 내린 미군의 귀중품을 되찾아준 전종식 기사

미담의 주인공은 군산에서 30여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하고 있는 개인택시조합 전종식(63·새만금콜) 기사.

전씨는 20여일 전인 2월초 밤 9시경 군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한 명을 태운 후 옥서면 아메리카타운 앞에 내려줬다.

미국인은 여러 개의 짐을 택시 트렁크와 뒷좌석, 조수석 등에 가득 싣고 승차했기 때문에 전씨는 아메리카타운에서 하차할 당시에도 기꺼이 차에서 내려 트렁크 짐을 꺼내주는 등 여느 때 처럼 친절을 실천했다.

이후 전씨는 그날 일을 마치고 시내 충전소에서 택시 실내 청소를 하던 중 조수석 깊은 곳에 놓인 검은 배낭을 발견했다.

전씨가 습득한 배낭에는 노트북, 캠코더, 카메라 등 한눈에 봐도 값이 나가는 귀중품이 들어있었다.

앞서 외국인 손님이 놓고 내린 것이라고 확신한 전씨는 114를 통해 안내 받은 여러 개의 군산 미군기지 전화번로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 마냥 가방을 싣고 다닐 수 없어 습득한 배낭을 자신의 집에 가져가 보관했다.

전씨는 이후 이러한 사실을 군산개인택시조합에 알렸으며, 이홍선 조합장은 24일 군산시청 홈페이지에 배낭을 습득하는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글을 올리고 공개적인 주인찾기에 나섰다.

홈페이지 게재 하루 만에 군산 미공군기지 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군산시청 부서에서 개인택시조합에 연락을 했고, 마침내 시의 협조로 배낭은 인수절차를 거쳐 당시 차에 탔던 미국인 측에 무사히 전달됐다.

전종식 기사는 “누구든 작은 물건이라도 분실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데, 하물며 미국인이 낯선 땅에서 귀중품을 잃고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에 어떻게든 주인을 꼭 찾아주고 싶었다”면서 “비록 늦게나마 주인 품에 돌려줄 수 있어 흐뭇하고 보람되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 개인택시조합의 첫 지표가 ‘나 자신보다는 나라사랑’을 우선시하는 것인 만큼 언제나 나 보다는 우리, 군산을 먼저 생각하면서 운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운전대를 잡는 날까지 봉사와 친절로 새만금 군산의 긍정적 이미지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홍선 군산개인택시조합장은 “이번 사례는 외국인 고객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군산의 긍정적 대중교통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며 “전종식 기사는 평소에도 개인택시 업계에서 친절과 봉사의 상징이자 자랑이다”고 말했다.

과거 15년동안 모범운전자 활동을 하면서 양로원과 애육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온 전종식 씨는 활발한 봉사 공로로 국무총리상, 도지사상, 경찰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전종식 씨는 군산영광여고를 졸업한 테니스 스타 전미라 씨의 아버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