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송전선로 확충 문제가 군산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철탑반대 주민공동대책위가 직선 방식의 선로변경 및 전자파 위해성 조사를 군산시에 공식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철탑반대 공동대책위원들은 군산시청 상황실에서 문동신 군산시장을 면담하고 송전선로 추진 전반에 대한 불만 및 요구사항 등을 전달했다.

철탑 경과지역 주민대표들은 이날 면담에서 “철탑 방식을 놓고 3년 째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군산시가 절차 이행과정에서 농업인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이다”면서 “철탑의 전자파로 인해 주민 건강권 위협이 우려되는 만큼 군산시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서라도 철탑과 전자파의 위해성을 정확하게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철탑방식의 사업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3.3㎡(1평)당 20만원 이던 논값이 8만원으로 급락한데다, 그나마 매매마저 뚝 끊긴 상태”라면서 “새만금 전력공급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자기 재산이 반토막 나는 현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책위원들은 과거 경제자유구역 배후지역 해제 등 사정 변경이 생긴 것을 충분히 고려해 송전선로 노선을 최단거리로 조정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일부 참석자는 “재산상 피해가 크기 때문에 죽을 수만 있다면 죽음으로 사수할 것”이라는 말로 철탑방식에 대한 단호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문기수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군산시가 농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철탑방식을 정해 놓고 한전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동신 시장은 “송전철탑과 관련해 감언이설을 하지 않겠다”면서 “앞으로 보상문제 협의를 지켜보면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맹목적으로 철탑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문시장은 특히, “전자파 위해성 조사와 노선변경 등 이날 면담에서 대두된 주민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군산시 차원에서 충분히 협의, 검토 한 후 주민들에게 통지하겠다”고 밝혀 시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대책위와 문시장의 면담은 지난달 11일 군산시의 송전선로 실시계획인가 이후 첫 공식 만남이었으나 일부 대책위원들이 사안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생떼성 발언으로 대화의지에 의구심을 들게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회현면과 대야면 등 송전선로 경과지역 주민 200여명은 2일 오전 군산시청 정문앞에서 농기계를 동원한 집회를 열고 철탑방식 사업 추진에 강력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