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옥구선 열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2일 11시 경 익산역을 출발한 화물열차가 군산신역을 통과해 옥구선을 달렸다.
화물열차는 옥구선을 이용해 미군비행장 물자를 싣고 오후 6시에 익산역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옥구선 열차 운행은 사전에 홍보 없이 진행됐다.
우연히 열차가 운행하는 것을 본 지역 주민들은 감회가 새롭게 느껴졌다.
사진제공: 문정일 정성드림 대표
나이 드신 어른들은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사진을 찍었으며 어린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손을 흔들어 됐다.
옥구선은 1953년 군산미공군기지에 물품을 공급하기 위해 놓인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교통수단 발달과 군산역의 내흥동 이전으로 군산화물역의 기능이 상실되면서부터 옥구선은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사실 군산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옥구선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물가에서 헤엄치고 놀다가 귀에 물들어 가면 철도에 귀를 대로 물 빼던 추억, 자석을 만들려고 철도에 못을 올려놓던 추억, 열차사고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 아흔아홉 다리를 건너면서 용기를 과시하던 일 등등
옥구선은 군산사람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모두 간직하고 채 옥구평야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2000년 9월 이후로 옥구선은 단 한 번도 열차가 운행한 적은 없다.
열차가 운행되지 않은 옥구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철거해야 한다, 보존해야 한다는 갑론을박을 벌였다.
철거하자는 쪽은 옥구선이 이미 철도기능을 상실한 이상 도시발전에 저해가 된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한 쪽에서는 관광용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맞받아 쳤다.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옥구선은 폐지할 계획도 없으며 앞으로 부정기적으로 화물열차를 운행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 달에 최소 한 번 내지 두 번은 옥구선을 이용해 군산비행장 보급품을 실어 나르겠다는 것.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