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한 아파트에서 수돗물에 오수 등이 섞여 나와 주민들이 거센 항의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나운동 J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경부터 역겨운 하수냄새와 희뿌연 색깔의 수돗물이 공급돼 780여세대 주민들이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 사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김모 씨는 “밥을 짓기 위해 수돗물을 받았는데 참기 힘든 냄새와 탁한 물이 나와 당황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군산시 측은 단지 인근 공공하수관이 가로수 뿌리 등으로 막혀 제구실을 못하는 상태에서 최근 많은 비까지 내리면서 하수가 배수관을 타고 아파트 저수조로 역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자체 저수조 문제라는 시 관계자의 말을 듣고 양수기까지 동원해 물을 빼본 결과 하수관 역류가 원인으로 드러났다”면서 “군산시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문제의 공공하수관은 오수와 우수가 한데 모이는 합류식이어서 아파트 주민들의 불쾌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와 달리 수돗물이 이상하긴 했으나 시에서 공급하는 물이라 믿고 마셨는데 결국 하수관으로 빠져나가야 할 오수와 우수가 섞인 물을 마신 꼴이 됐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원이 발생하자 시는 전문기관에 해당 아파트 수돗물 수질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12일부터 급수차량을 동원해 식수 등을 공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가로수 뿌리 등으로 하수 공용관이 제구실을 못하면서 하수가 아파트 저수조로 역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민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에 하수관 관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어 장마철 등을 앞두고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종합적인 점검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