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추진하는 근대문화도시 사업이 일부 전문가들의 천박한 역사인식의 영향을 받지 않는냐 ?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가 추진하는 근대문화도시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문화예술창작벨트화 사업과 근대역사경관조성 사업이다.

문화창작벨트화 사업은 조선은행, 18은행 등 일제 강점기 건축물을 활용해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며 근대역사경관 사업은 월명동 일대를 일제시대  경관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일제 강점기 건축물인 조선은행, 18은행, 히로쓰 가옥은 모두 전시관 내지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리모델링된 건축공간에는 일제 강점기 생활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문제는 문화도시 사업에 사용되는 단어 중에서 자칫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 시킬 수 있는 단어를 일부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전문가들은 군산문화도시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실례로 문화벨트화 사업의 일부인 조선은행 리모델링 최종 보고서에는 일제 강점기 쌀 수탈을 이출(移出)로 표현하고 있다.

일제가 군산에서 쌀을 수탈해 간 것은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수탈’ 대신 ‘이출’을 사용한 것.

오는 10월 개관 예정인 군산근대박물관에서 전시예정인 군산항을 소개하는 글에도 수탈이라는 단어 대신 이출과 유출을 사용하고 있다.

이출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한 나라 안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다‘는 말로 일제 일제가  사용한 경제 용어이다.

일제 입장에서는 조선은 일본의 영토이기 때문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나가는 물품은 당연히 수출이 아니고 자국내에서 상품이 옮겨가는 것이므로 ‘이출‘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무역사나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신문 등 모든 출판물에서는 이출을 사용했다. 조선은 일본땅이기 때문에 수출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이출이라는 단어는 일제가 사용한 경제용어이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 경제사를 연구하는 학자 이외는 사용하지 않는 죽은 말이다.

이출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일제 강점기 군산의 쌀을 수탈해 간 것을 정상적인 경제행위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자칫 일본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을 확인해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뜻있는 시민들의 지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들은  “용역사와 일부 전문가들이 이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며 이러한 것은 일부는 즉시 수정했으며 일부는 자문위원과 협의해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뜻있는 시민들은 ‘어이없다‘ ’허탈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모 주부는 “ 요즘 관광은 교육적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제 강점기 역사를 희석시키는 단어를 사용하면  군산근대문화도시 사업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씨는 “일제는 쌀을 수탈하기 위해 당시 일본 시모노세끼 땅값의 1/10에 불과한 돈으로 옥구일대의 땅을 강탈해 간 것은 역사에 대해 조금만 관심만 있으면 알 수 있는 것이다”고 지적하고 수탈을 수탈이라고 사용하지 않는 전문가들은 도대체 누구냐 고 항변했다.

일제의 쌀 수탈을 이출이라는 상식밖에 단어를 사용하는 천박한 전문가 집단에 대해 군산시가 좀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고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