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군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군산공설시장을 현대화 사업 대상 시장으로 선정하고 지난해 3월 기공식을 갖고 오는 9월 초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다.
시가 추진하는 공설시장 현대화 사업은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발전시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출발 했다.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은 기존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벤치마킹하고 다른 한편으론 전통시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새로운 개념의 마트형 전통시장을 말한다.
이를 위해 시는 총 200억원을 투자해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건물을 2층 구조물로 짓고 있으며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군산공설시장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품목을 취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업종배치 문제로 상인들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자칫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자체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새롭게 신축되는 전통시장 건물 1층에는 농·축산물, 한약재, 건강원 등 주로 1차 생필품을 주로 배치하고 2층에는 의류, 침구류, 기타 근린시설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업종배치에 대해 군산공설시장 일부 상인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20여일 이상을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상인들은 시가 계획한 업종배치는 당초 약속과는 다른 것이며, 전통시장에 마트가 입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5일 전통시장 업종배치 자문위원회가 열렸다.
참석한 다수 자문위원들은 군산 공설시장을 성공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인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업종배치 역시 상인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배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자문위원은 시위 상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뜻있는 시민들은 군산시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근본적으로 ‘시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상인을 위한 것이냐’ 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업종배치는 곧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수단이 됨으로 양보하거나 타협하기가 어려운 만큼 시가 확고한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것이라면 업종배치는 시민(고객)의 편리성을 우선으로 해야 되며, 상인을 위한 것이라면 상인의 편리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고 지적 했다.
특히 타 지역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실패사례와 성공사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했다.
전국적으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은 20여 지역에서 진행되었으나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반면교사를 삼을 대상이 많다는 것.
실례로 73개의 점포가 있던 서울 용산시장의 경우 지난 2006년 군산공설시장 현대화 사업처럼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재개장 했다.
용산시장은 소비자의 소비형태 변화, 소비계층 분석 등 면밀한 시장분석 없이 기존 방식대로 업종을 배치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소비욕구에 따른 새로운 업종 유치 등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패 사례는 101개의 점포가 있는 광양시 중마시장이다.
지난 2005년도에 재개장 했으나 주변 상권이 발달이 안 됐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다양한 업종을 유치하지 못했다. 즉 대형마트처럼 독립시장으로 기능을 약했다는 것.
또한 업종배치는 상인들이 주도하면서 뚜렷한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이해관계에 따른 나눠먹기 배치로 일관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에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의정부 제일시장은 600여개 점포를 권역별·업종별 재배치, 장터를 이용한 문화행사 주최, 독거노인 돕기 사업 등을 통한 지역사회 유대강화 등을 전개해 매출 증대를 달성했다.
특히 의정부 제일시장은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과감한 업종 재배치를 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 이모(46)는 “시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은 시의적절한 사업이다”고 평가하고 시민의 혈세가 들어간 사업인 만큼 시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야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고 강조 했다.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