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 당신이 태권도를 통해 저한테 가르쳐주신 인생의 참뜻은 죽어서도 제 가슴에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군산 태권도 제 1세대인 고 김혁래 옹과 그의 제자였던 독일계 미국인 어네스트(60)씨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인연이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들의 사제지간의 인연은 김혁래 옹이 군산 미군부대 태권도 사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제자였던 어네스트씨는 생소한 한국 문화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스승이자 인생의 조언자인 김혁래 사범과의 첫 만남을 가졌고 이후 이들은 사제지간을 떠나 태권도를 통해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특히 김혁래 옹은 해방 직후 군산에 태권도를 처음 전파한 진정한 무도가로서 제자만도 1만여명에 달하고 지금도 그를 그리워하는 태권도인들은 평생 ‘백절불굴(百折不屈:태권도인은 평소 겸손하고 정직함은 물론이고, 불의에 대해 조금도 두려워 하거나 주저함 없이 정의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하고 백번을 꺾어도 굽히지 않아야 한다)’정신으로 오로지 평생 태권도만을 위해 산화처럼 살다간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사제지간의 만남은 얼마전 어네스트씨가 독일에서 불의의 열차사고로 생을 달리한 후 평소 자신의 물품을 스승님께 전해 달라는 소원을 유가족이 한국태권도 지도관 본관을 통해 전달했으며 당시 유품에는 그가 한국서 태권도를 배우던 시절 사용했던 품띠를 비롯해 사진 등 추억이 묻어나는 물건들을 스승님 영전에 바쳤다.
특히 어네스트씨는 미국서 태권도로 성공한 후 태권도 전파를 위해 독일에 건너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중 변을 당했고 살아생전 한국에 스승님 이름을 딴 체육관을 건립하는게 꿈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김혁래 옹 동생인 김혁종(동아제분 이사)씨는 “형님을 잊지 않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국까지 찾아 온 고 어네스트씨와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하늘에서 계신 형님께서도 무척 흐뭇해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제간의 특별한 인연은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란 진리를 깨닫게 해 줌으로써 후배 체육인들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