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휘발유 가격이 인근 전주, 익산에 비해 비싸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는 가운데 군산시가 고유가 주유소에 대한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군산지역은 총 122개소의 주유소가 영업중으로 인근 전주나 익산에 비해 휘발유나 경유가 리터당 20~30원 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어 고유가 시대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군산 휘발유 왜 비싸나

 대다수 운전자들은 도내 시군에 비해 유독 군산지역 휘발유 가격이 비싼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유통구조상 일부 주유소는 군산항을 통해 기름을 공급받는 것을 감안할 때 운송비용 절감으로 인해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관내 주유소 유통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정유사에서 배를 통해 군산항에서 차량으로 각 주유소별로 공급되는 방식이다.

 둘째는 전주 구이지역에 위치한 저장시설에서 도내 대리점을 통해 일선 주유소에 기름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선 주유소 업계에서는 운송이나 유통방식은 휘발유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군산이 전주나 익산에 비해 평균 휘발유 가격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군산시는 지역적 특수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별 주유소를 살펴보면 전주는 200개, 익산은 158개소로 차량에 비해 주유소가 많아 각 주유소간 출혈경쟁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군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주유소는 그만큼 자체 마진을 줄여서라도 인근 주유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군산은 주유소간 경쟁구도가 인근 전주나 익산처럼 심하지 않고, 자율에 따라 가격 인상, 인하폭이 결정돼 상대적으로 둔감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군산지역 내에서도 권역별로 주유소 휘발유 공급가격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군산시가 파악한 지난달 31일자 ‘관내 기름값 동향’에 따르면 군산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평균 1937원, 경유는 1749원에 판매됐다.

 전주는 휘발유 1911원, 경유 1721원, 익산은 휘발유 1915원, 경유 1721원으로 휘발유는 평균 24원, 경유는 28원 가량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특히 전주와 익산의 경우 시내권에 비해 시외곽지역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이 낮은 반면, 군산은 외곽(공단) 지역이 평균가 이상의 가격분포로 고유가를 주도하고 있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이유는 공단지역의 경우 매월 결재하는 외상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내 주유소보다 자금회전율이 둔화돼 가격이 그만큼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군산지역의 경우 이마트 셀프 주유소 등 시장은 열악해지는 반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름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만연돼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주나 익산이 출혈에 따른 턱없는 가격을 받는 것이지 군산지역 주유소가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휘발유 가격 내리나

 군산시는 군산의 평균 기름값이 인근 지역 주유소보다 높게 형성돼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됨에 따라 고유가 주유소 50여 개소부터 우선적으로 행정지도 및 단속을 시작해 전 주유소를 대상으로 확대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행정지도∙단속은 석유제품의 공정거래 확립과 소비자보호, 물가안정, 에너지위기 극복을 위한 것으로, 주요 점검 내용은 가격표시판 제도 정착과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사용제한 이행. 유사휘발유 판매 등이다.

 점검 결과 위반업소에 대해서는 위반횟수에 따라 10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며, 공정거래 확립과 소비자보호 및 물가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점검으로 기름값 안정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시는 한국주유소협회 군산지부장을 통해 점검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고 인근시와 비교 타당성 등을 협회차원에서 검토해 기름값 안정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전 주유소에 대해서도 점검계획과 물가안정 유지 협조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선 주유소를 상대로 행정기관이 적극적인 휘발유 가격인하 유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정기관이 주유소 가격에 대한 강제권한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일회성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군산지역 휘발유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운전자 허모씨(40)는 “수년간 비싸게 판매되던 휘발유 가격을 행정기관이 나서 가격안정을 유도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라며, “최근 고유가나 경제불황이 지속되는 시점에서 서민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단속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석유제품의 불법 및 부당거래행위의 방지나 소비자불편사항 해소를 위해 소비자신고센타를 운영하고 있으며 불편사항 발견시 즉시 신고해달라”며, “주유소 운영자에 대한 지속적인 면담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주유소간 담합행위 여부를 지속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유가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