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희 경사가 부모를 찾은 후 엄군을 끌어안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흥남파출소 이구희·김희성 경사.

이 경사 일행은 11일 낮 12시 20분경 관내 서흥중학교 앞 노상에서 어린 아이가 길을 잃고 위험하게 혼자 방치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서 울고 있던 엄모(4)군을 발견한 이 경사 일행은 이날이 일요일인데다 인근에 5개의 교회가 자리한 점을 착안해 부모를 찾아주기로 결심, 엄군을 가슴에 안은 채 흥남동 일대 교회와 주택가 등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교회와 인근 아파트 등을 찾아다니며 수소문 한 지 2시간여가 지났을 무렵, 때마침 주택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20대 후반의 여성을 발견한 이 경사는 “혹시 아이를 찾고 있지 않느냐?”면서 가슴에 안고 있던 엄군을 그 여성 앞에 보여 준 것.

순간 이 여성은 엄군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이날 이 경사 일행의 2시간여에 걸친 부모찾기 노력도 안도감속에서 막을 내렸다.

엄군의 어머니 김모 씨는 “아이를 잃고 2시간이 넘게 찾아다니면서 앞이 캄캄했는데 눈앞에 들어온 경찰관 아저씨의 품에 사랑하는 아이가 포근히 안겨있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면서 “추운 날씨와 바쁜 일과속에서도 아이를 찾을 수 있도록 협조해준 경찰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구희 경사는 “엄군을 발견하자마자 아이를 잃고 불안해 하고 있을 가족들이 생각나 어떻게든 부모를 찾아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찰관으로서 다행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구희 경사는 경로식당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등 평소 바쁜 경찰업무 가운데서도 주변의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묵묵히 실천해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