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대리운전 보험가입 절차가 구조적 문제점을 보유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산경찰서는 22일 대리운전자 40명에게 총 91회에 걸쳐 보험료 455만원을 횡령하고 사고발생시 보험에 가입된 운전자로 바꾸는 수법으로 보험료 1300만원을 가로챈 대리운전 업주 A씨 등 일당 4명을 보험사기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초순경 수송동 H아파트 앞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조사하던 중 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대리운전기사가 아닌 다른 운전자로 보험접수된 사실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A씨 등은 대리운전기사들로부터 매월 보험료 5만원씩을 받아 횡령한 후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에 가입된 운전자로 바꿔 보험을 접수해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대리업체 압수수색, 계좌추적, 손해보험사, 금융감독원 등 방대한 자료를 약 8개월간 분석하는 등 끈질긴 수사로 단순 교통사고로 종결될뻔한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

 문제는 이번 사건을 보듯이 현행 대리운전 보험가입 절차가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리운전 보험 시스템은 대리운전기사가 매월 업주에게 일정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대리운전 업주는 대리운전보험대행업자에게, 대리운전보험대행업자는 각 손해보험사에 단체보험을 가입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리운전업주는 보험료를 횡령하고, 대리운전보험대행업자도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보험에 가입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운전자와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단체보험이 아닌 개인보험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대리운전협회도 최근 대리운전 보험가입 절차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관련 법률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해결한 교통조사계 이영섭 경사는 “대리기사가 매월 보험료를 납부함에도 보험대행업체를 통해 보험을 가입해야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어 수사를 착수하게 됐다”며, “대리운전 보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시민과 사회적 약자인 대리운전기사들이 보호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