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새댁 꽃가마 탔네!”

알콩달콩 남내마을 전통혼례 체험한마당

전통문화 계승발전, 컨텐츠 개발 노력

한정근 기자 / 2012-04-17 16:53:25

7일 군산시 옥산면 남내마을 문씨 종중 가옥.

따사로운 봄 햇살이 비추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신명나는 잔치가 펼쳐진다.

전통혼례복을 곱게 차려입은 신랑∙신부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고, 하객들 또한 오랜만에 접하는 전통혼례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이곳에서는 이날 하루 2쌍의 다문화가정이 전통혼례를 통해 백년가약을 맺었다.

먼저 하객들에게 모습을 나타낸 주인공은 김영주(43)-제너린 사이아(필리핀?25) 부부.

신랑 김영주씨가 필리핀 한국어교육 자원봉사를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신부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시키고자 전통혼례를 올리게 됐다.

집례자인 안태석(사회적기업 이음)씨의 진행된 이날 전통혼례는 푸른 관복을 입은 늠름한 신랑이 먼저 기럭아범을 따라 입장했고, 뒤이어 연지곤지를 찍고 하얀 절수건을 눈썹까지 올린 수줍은 신부가 꽃가마를 타고 등장했다.

집례가 신랑∙신부의 혼인 예식을 올리겠노라는 거례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혼례의식이 거행됐다.

먼저 신랑이 기러기처럼 금실 좋게 살겠다고 다짐하며 신부집에 나무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를 시작으로 신랑∙신부가 서로에게 절을 하는 교배례를 거쳐 술을 나눠 마시며 부부가 됐음을 서약하는 서배우례와 근배례, 합궁례 순으로 진행됐다.

진행 중간중간 집례자는 전통혼례의 해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을 해 주었으며, 하객들은 전통혼례를 낯설어하는 신부의 동작 하나하나에 웃음꽃을 피웠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예식을 마친 뒤 하객들은 정성스레 준비한 국수와 현장에서 메친 인절미 등 각종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신랑 김영주씨는 “전통혼례 절차가 복잡하고 낯설었지만 신부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해준 것 같아 보람차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문정식 알콩달콩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그 동안 남내마을에서는 전통문화체험과 농촌체험 마을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으며, 이번 전통혼례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다양하고 풍부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경구 시의원은 “어르신들은 그 옛날 정취를 느끼고 아이들은 생소한 체험을 통해 모두가 하나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닌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나가고 나아가 이곳은 전통문화체험공간으로 조성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