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환자가 꾸준한 치료와 건강관리로 죽음의 그림자를 극복하고 새 삶을 살아가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에 거주하는 최흥국씨(69). 내일 모레면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그지만 얼굴에는 병마와의 힘겨운 싸움의 흔적보다는 죽음을 이겨 낸 환한 미소만이 가득했다.
이런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지난 2000년. 처음에는 등에서 시작한 증세가 차츰 겨드랑이와 가슴까지 전이되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전해졌고 이때만해도 그는 몇 달전 당한 오토바이 사고 후유증으로 가볍게 생각했다.
폐암을 이겨낸 최흥국씨(좌)와 부인 강희인 여사.
하지만 5개월여만에 병원을 찾은 그는 의사로부터 폐암 4기로 사실상 손을 쓰기에는 늦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후 그는 곧바로 서울시내 모 병원으로 올라가 진료를 받은 후 10여일만에 수술을 받았고 당시 수술경과는 좋았지만 수술로 폐의 1/3 가량을 절개했고 갈비뼈도 2개를 뽑아냈다.
이때부터 그의 기나긴 암 투병은 시작됐다.
매일 계속되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견뎌내야 하는 고통이 뒤따랐다.
평소 감기에도 안 걸릴 정도로 건강한 그 였지만 암이라는 병마 앞에서는 한없이 자신의 존재가 초라해져만 갔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거부하기 보다는 자신의 운명이라 받아들이며 마음을 편안히 하고 식습관 또한 기름기 위주 보다는 채소나 죽 등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식단으로 바꾸면서 재활을 시작했다.
차츰 호전되던 그에게 한번의 위기가 찾아 온 것은 수술 후 1년 뒤.
오른쪽에 추가 악성종양이 발견됐다는 의사들의 말에 이제는 삶의 희망조차 놓고 싶었지만 그는 수술과 치료를 통해 또 보란 듯이 일어섰다.
현재 그의 몸에서는 악성종양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재발 가능 위험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최흥국씨는 “암 환자 대부분은 죽음의 공포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많이 봤다”며 “암에 대한 아무리 좋은 음식과 약이 있다 할 지라도 편안한 마음가짐과 자신에 대한 의지가 없을 경우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서 항암치료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 대신 아파해줬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는 고통받아 온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잘 챙겨 걱정을 덜어주고 싶다”고 투병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당시 서울 병원으로 올라갈 때 일부 마을주민들이 사실상의 조의금(?)을 건네줄 정도로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할 때 희망만을 놓지 않고 투병한 것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지금 농한기라 가끔 부인 강희인(68)여사와 함께 산책 삼아 은파를 걸으면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으며 특히 상황버섯을 물로 다려 매일 자주 복용하고 있다고 건강비결을 귀띔했다.
한편 최흥국씨의 암 극복기는 오는 30일 KBS1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