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현상으로 국지성 호우 등이 속출하면서 기상관측 장비의 효율적인 배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같은 지역에서 동일 기상조건을 보여온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동일 지역 내에서도 권역에 따라 강우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등 국지적 양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산지역에 수백 억원대 피해와 상처를 남긴 지난 13일 집중폭우의 경우 국지성 호우에 대비한 기상관측장비의 적재적소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현재 군산기상대 관할 지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는 내흥동 신역 인근, 어청도, 선유도, 말도, 새만금, 산업단지 등 모두 6개소.

이 가운데 새만금지역의 관측장비는 CCTV를 갖추고 있어 강우량은 물론 적설량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군산기상대에 따르면 폭우피해가 발생한 13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군산 내흥동 신역 인근의 관측시설에서는 251.8mm의 강우량이 측정됐으며, 이 측정치가 피해당일 군산 도심 내륙에 내린 공식 강우량으로 기록됐다.

같은 시각 산업단지 관측장비에서는 414mm(12일부터 누적강우량은 444mm), 선유도는 213.5mm, 말도는 218.5mm, 새만금은 111.5mm의 강우량이 측정될 정도로 권역별로 비의 양이 큰 편차를 보였다.

만일, 산업단지에 기상관측장비가 없었다면 4차선 도로 160m가 유실되고 공장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산단의 강우량은 내륙지역인 251mm로 기록될 수 밖에 없었던 것.

내초동 어린이교통공원 인근의 산업단지 기상관측장비는 군산기상대가 군산시와 협의해 지난해 12월 설치한 것으로 이번 폭우때 산업단지의 정확한 강우량 측정은 물론 피해 당일 군산지역의 국지성 폭우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피해당일 내린 정확한 강우량은 피해복구 과정에서 소중한 자료로서의 의미를 갖게 된다”며 “지난해 말 시설된 산업단지 기상관측장비가 이번 폭우의 위력과 심각성을 파악하는데 결정적 효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군산기상대 황창연 대장은 “공장이 밀집된 산업단지의 정확한 기상관측을 위해 지난해 말 설치한 산업단지 기상관측장비가 이번 국지성 집중호우때 정확한 강우량 측정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기상장비를 적재적소에서 활용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기상정보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