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철도공사로 보금자리 잃을 위기

새로운 터전 마련,행정적 관심 필요

김세린 기자 / 2013-01-31 19:01:27

옥구읍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나눔의 집’(대표 김선)이 군장산단인입철도 사업추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국가사업인 군장산단인입철도 사업은 오는 2018년까지 대야역과 군산항역(군산2국가산단)을 잇는 총연장 30.2㎞의 단선철도망을 건설하는 것으로 지난 10월 입찰공고를 내고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사업의 착수와 함께 이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나눔의 집은 군산시가 결정한 보상비만으로는 이주에 큰 어려움이 있어 착공 때까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면 거주인들 모두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될 형편이다.

나눔의 집 운영자인 서영수 목사는 “산단인입철도 사업이 결정됐을 당시부터 나눔의 집 이전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군산시와 한국철도사업공단에 끊임없이 요청해 왔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보상법에 따르겠다’는 말 뿐이었다”고 전했다.

서 목사는 “나눔의 집은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시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일반인들보다 몇배 어렵다”며 “군산시가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보상법이라는 일반적 잣대에 의해 보상을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시 차원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대책 없이 현금으로만 보상하겠다고 결정한 것.

게다가 군산시가 감정평가에 의해 결정한 보상액은 5억원. 이 보상액은 2004년 건물이 지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해 결정한 금액으로 대지와 건축비를 모두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나눔의 집은 2004년 시민들의 후원으로 현재의 보금자리에 정착하기까지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서 목사는 “당시에도 많은 주민들의 반대에 무딪혀 터전을 마련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심해 자신들의 마을 한가운데 장애인 거주 시설이 생기는 것을 꺼리는 마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한 일원으로서 어렵게 자리잡아 안정을 찾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또다시 옯겨야 하는 처지가 된 것.

서 목사는 “나눔의 집은 장애인들이 평등한 세상에서 당당하게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심고 있는 곳”이라며 “고립된 시설이 아닌 시민들과 융화된 하나의 거주지다”고 말했다.

또한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소중한 터전을 잃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은 지난 1991년 설립된 ‘소망 조기 교육원’을 모체로 하며 1999년 개원해 지적장애인들이 모여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로 현재 26명의 식구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베이커리 쉐어 카페’를 열어 지적장애인들의 마음껏 교육받으며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이를 통해 자립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김세린 기자 (violetri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