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길 출신인 왕앤샤는 지난 2007년 여름 남편 조규상씨(52)와 운명적으로 만나 결혼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

왕앤샤씨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한국 사람과 결혼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한류바람의 영향으로 많은 드라마를 접하며 한국에 대한 친근함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살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는 것. 그래서 남편과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표현한다.

그녀의 환한 표정에서 읽을 수 있듯 왕앤샤씨는 운명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의 하루하루가 매우 즐겁다고 한다.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난생 처음 접하는 문화에 적응하기까지는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왕앤샤씨의 말이다.

왕앤샤씨는 “친정 어머니 못지않게 다정하게 베풀고 보듬어주는 시어머니가 울타리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직장에 다니며 과수원 일까지 성실하게 해내는 생활력 강한 남편과 다섯 살난 예쁜 딸 또한 그녀의 든든한 힘의 원천이다.

왕앤샤씨는 이러한 가족들의 사랑과 더불어 이웃에서도 사랑받는 존재다.

그녀와 자주 왕래하는 이웃 가람들은 “왕앤샤씨가 워낙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 활기찬 성품이라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왕앤샤씨는 이주 여성으로서 아직까지 주변의 편견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적이 없다.  자신이 먼저 한국 사회에 융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가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언어문제.

이 때문에 왕앤샤씨가 과수원일 외에 가장 집중하는 것은 일주일에 두번씩 참석하는 한국어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군산에 거주하는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성산면에 거주하는지라 마을에서 비슷한 또래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다른 이주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시내 구경도 할 수 있어 일주일 중 가
장 즐거운 시간이다.

한 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라 더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한다.

왕앤샤씨는 “빨리 한국어 실력이 유창해져 나의 생각을 오해 없이 한국인들에게 말로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풍부한 표현으로 딸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희망이다.

왕앤샤씨의 가장 큰 꿈은 한국학생들과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없을 만큼의 한국어 실력을 갖춘 후 그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

왕앤샤씨는 “한국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행복만큼 한국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중국어도 가르치고 중국 문화도 소개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 태풍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들과 이주여성들이 발벗고 도와 잘 수습할 수 있었다”며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며 모범적인 한국인으로 잘 살아가는 것이 주변의 도움과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