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범 사회적으로 ‘작은 결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군산의 한 중소기업인이 축의금과 화환을 사양한 채 자녀 결혼식을 올려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군산시 옥서면 미 공군기지에서 건설업체 미진기업을 경영하는 고석철(66)대표.

고 대표는 16일 군산시내 모 호텔에서 가족과 지인들의 축복속에서 자신의 둘째 딸 결혼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장에서는 하객들이 신랑 신부를 축복하거나 혼주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는 것 외에는 예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의금을 전달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고 대표가 작고 간소한 결혼식을 실천하기 위해 ‘화환과 축의금은 일체 사절한다’는 내용이 담긴 청첩장을 사전에 지인들에게 보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정도로 인맥이 넓은 고 대표가 이처럼 축의금 없는 자녀 결혼식을 진행하자 주위에서는 ‘대단한 결심’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소 고 대표와 막역하게 지내온 기업인 김모 씨는 “청첩장을 받아보고 축의금과 화환을 사양한다는 글이 적혀 있어 다소 의외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결혼식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동참하려는 고 대표의 용단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이번 사례가 군산에서 간소한 결혼 문화의 뿌리를 내리는 밀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 첫째 딸 결혼식을 올리고 난 이후 우리사회 각계에서 작은 결혼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며 “결혼식 날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과 외형이 아니라 부부로 첫 출발하는 신랑·신부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축의금 없는 간소한 결혼식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계기로 고 대표와 사돈 관계를 맺은 신랑 측 부친 역시 전직 고위법관을 지낸 서울지역의 명문가이지만, 사회적 추세인 작고 간소한 결혼식에 스스로 참여하기 위해 신부 측 의견을 존중, 최소한의 가족과 지인들만을 군산으로 초청한 것으로 전해져 귀감이 되고 있다.

교육계 인사 김모 씨는 “신랑 신부 두 주인공에 대한 축하 분위기보다는 축의금 행렬이 줄을 잇는 요즈음 같은 아쉬운 결혼식 분위기에서 고석철 대표의 결혼문화는 주위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미군 기지에 사업체를 둔 고석철 대표는 수 십년간 미군들과 두터운 신뢰를 유지하면서 한미친선 우호증진에 기여하는 등 평소 검소하면서도 소탈한 기업인으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