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노선변경 문제로 대립각을 보이면서 공사 중단된 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에 대해 조만간 공사 재개 입장을 밝히자 또다시 주민대책위원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전 전북개발지사는 19일 군산공단발전협의회에 참석해 군산지역의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군산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산의 취약한 전력계통 안정화와 지역 산업단지 대규모 전력소비기업 입주에 따른 시급한 전력공급난 해소 및 새만금산업단지 등 새만금 지구 개발에 대비해 전력공급이 시급하다는 것이 한전 측의 공사재개 이유다.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는 임피면 보석리에서 군산시 산북동에 건설된 345㎸ 새만금변전소 까지 88기의 송전선로 가운데 42기를 시공하고, 나머지 46기가 남음 상태에서 경과지 변경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주민 대책위원회는 송전선로 경과지역의 지가하락과 옥구뜰 보존을 위해 만경강 공유수면의 외곽 방수제를 따라 공군 비행장쪽으로 노선을 우회해 줄 것을 제시한 상태다.

한전은 이에 대해 농식품부 및 군부대 등과 협의하는데 장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변경 구간의 환경영향평가와 법적인 절차 등을 감안 할 때 7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만경강 공유수면으로의 경과지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군산지역의 전력공급은 매우 불안정한 실정인데다 군산산단 소재 세아베스틸과 OCI의 경우 전력사용 신청량의 일부를 제한하고 있다”며 “신규로 대규모 전력공급 신청이 불가능하므로 송전선로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전 측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주민 대책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한전이 2008년부터 최대전력 수요량을 부풀려온 데다 그동안 주민 대안노선의 거리 계산을 잘못해 공사비가 부풀려지는 등 신뢰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잘못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무작정 공사를 재개한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주민대책위와 한전, 시청 등이 미군부대와 농어촌공사, 농식품부를 방문해 주민 대안노선을 검토한 결과 법적이나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없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전 측의 갑작스런 공사재개는 주민들에게 공사방해죄 등 법적 책임을 씌우려는 의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한전의 잘못된 행동을 묵과할 수 없으며 한전의 잘못을 다방면으로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해 향후 공사 재개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