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군산대 통합에 대한 군산지역 기관단체 등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이러한 반발은 과거 이 지역에 소재했던 해양대, 전북대 상대, 군산교육대학, 군
산수산전문대 등 다수 국립대가 통합 명분에 밀려 전북대 내지는 군산대 등으로 흡수 통합
된 것을 생생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군산대는 현재 군산을 지역 거점으로 하는 국립대학으로서의 한계, 국립대 법인화 추진, 정
부의 강력한 국립대 통합 의지, 정원조정 압력 등 내외적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군산대를 비롯한 전북대, 익산대 등은 정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통합 추진에 따르고
있으나 이는 외형적일 뿐 사실상 내적으로는 각 대학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을 누구보
다 잘 알고 있어 통합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군산대의 통합 추진유형은 ▲군산대 +익산대 통합▲군산대 + 전북대 통합▲군
산대 +전북대 +익산대 통합 등 크게 3가지 경우를 들 수 있다.
군산대 + 익산대 통합
군산대와 익산대의 통합은 군산대 입장에서 익산대 캠퍼스를 활용해 농과대 특성화가 가능
하고 익산, 김제지역 등을 거점으로 입학생 확보가 용이하며, 장기적으로 전북대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하지만 전문대학과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대학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군산대 일
부 교수진과 교직원들이 브랜드 가치가 오히려 저하된다는 의견을 보이는 것이 극복 과제
다.
익산대의 협조가 변수이긴 하지만 군산대의 규모가 한층 커진다는 점에서 군산대를 비롯한
다수 시민들의 공감 형성이 빠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군산대 + 전북대 통합
군산대와 전북대의 통합은 도내 거점대학과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브랜드가치 상승이 기대되
고, 도내는 물론 충청권 등의 신입생 확보가 용이하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하지만 전북대 통합에 대한 군산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이 확산되는 데다 흡수통합에 따른
향후 군산대 캠퍼스 폐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통합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지역발전을 위해 전문적인 육성이 시급한 공과대와 해양대 분야의 위기를 초래해 결과적
으로 군산대 정체성 상실은 물론 통합 후 정책적 차별에 따른 갈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확산
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크다는 점에서 통합추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대 + 전북대 + 익산대간의 통합
정부 방침대로 1도 1국립대학 체제를 갖추게 돼 정부 지원이 용이해지고 장기적으로는 캠
퍼스별 특성화 및 교육시설의 효율적인 활용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3개 대학 모두 이해관계에 얽혀 실질적인 통합 논의에 어려움이 예상됨은 물론 군
산대의 흡수통합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을 완화하고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하는 것이
과제다.
각 대학의 이해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안이기 때문에 단시일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전망
3개 대학 통합추진위원들은 29일 군산대학교에서 2차 통합추진위를 열고 마라톤 회의 끝에 통합추진 일정을 합의했으나 앞으로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군산대와 전북대 모두 교육부의 지침을 정면으로 외면 할 수 없어 통합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통합 무산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거나 저마다 익산대와의 통
합을 성사시켜 통합 인센티브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군산대 역시 전북대보다는 익산대와 통합을 선호하는 듯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
으며, 이 경우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여론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군산대 이희연 총장이 통합안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전북대와의 통합 추진은 더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따라 군산대 통합 문제는 앞으로 익산대를 파트너로 통합 방향이 설정되거나 아니면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방안 마련을 위한 지역사회의 지혜가 모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
다.
시민 반응
통합 문제를 바라보는 다수 군산시민들은 대등하게 이뤄져야 할 통합 논의 단계에서부터 전
북대가 주도하는 듯한 분위기에 몹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북대 서거석 총장이 2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되더라도 군산대(전북대
군산캠퍼스)를 비움으로써 지역이 공동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 대한 부
적절한 발언이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모씨(41 미룡동)는 “통합후 단과대로 전락하면 군산대 학생수가 감소하고 이로인해 직간
접적 경제손실이 불보듯 뻔한데도 공동화 현상이 없다고 공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통합관련 어떠한 원칙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렇듯 막연한 공식입장을 피력한다면
통합이후 군산캠퍼스의 불이익 우려도 그만큼 크다는 거 아니냐?”며 “상실감이 커지고 있
다”고 말했다.
29일 군산대에서 열린 3개대학의 통합 실무회에서 전북대 측의 '전북대 주도형' 통합 의지가 노출되면서 군산발전포럼 등 군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전북대의 앞서가는 통합 움직임에 대한 비난과 함께 경계 시각을 키우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