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품앗이 문화를 통해 공동체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며 정(情)을 나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합리적이고 개인적인 서구 문명의 영향으로 이런 문화는 사그라지는 듯 했으나 최근 봉사의 연령이나 영역도 확대되고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기부 문화가 확산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부통로 다양화=예전에는 재단이나 지자체, 단체를 통해 기탁금을 내는 것이 주요한 방법이었다면 최근에는 통로가 다양화하고 있다.

재능기부나 저작권 기증, SNS를 통한 소액 기부, 재활용품을 나눠 쓰는 문화, 미리내 운동, 아이스버킷챌린지, 각종 포인트 기부금 전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이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조금씩 미리 내는 나눔 실천 운동을 진행하는 미리내 가게는 군산 지역에 벌써 7호점까지 생겼으며 어린이독서연구회 군산지회는 매달 초등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에 나서고 있다.

또 중동교회는 매년 노인대학을 운영하며 3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와 해외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세스 영아원 같은 경우 자원봉사 자리가 없을 정도로 봉사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최근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운영으로 청소년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창구가 마련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재능기부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정부 복지의 빈틈을 나눔의 문화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채워가는 것이다.

▲연속성 있는 기부=지난 1일 군산시청에 700만원을 기탁한 (주)신영목재는 12년째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있으며 삼학동 남군산교회는 10년째 관내 아동복지시설들을 대상으로 식사 대접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꾸준한 기부가 쉽지는 않지만 예상외로 한 번 기부를 시작하면 중단하기가 어려운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게 또 나눔의 특성이다.

한 봉사자는 “기부를 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보람과 긍지는 성취감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며 “한두번 봉사를 하다보면 정말 마약처럼 자꾸자꾸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작은 기부의 생활화는 지속적인 기부를 낳으며 올바르고 성숙한 사회를 정립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개인기부 비율이 선전국에 비해 1/2도 안 되는 한국에서 사회지도층의 고액기부는 사회의 모범이 되어 개인들의 기부를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따라 2007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개인 고액기부자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군산 지역에서는 2012년 12월 김동수 군산도시가스 대표가 최초로 가입했으며 2013년 12월 이승우 군장대 총장이 제2호로 가입돼 단 두 명이 명단에 올랐다.

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아이들한테 너희들 쓸 거 못 쓰면서 무조건 참아가면서 하는 기부는 하지 말라고 한다. 너 자신을 위해 선물을 해라. 기부도 남을 돕는 일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에게 하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소외계층이 가장 힘들어하는 겨울, 주위를 한 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