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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거리가 많이 부족하던 그 시절, 노릇노릇 구워낸 가래떡은 한겨울 최고의 별미였다.
그 가래떡구이가 최근 다시 인기를 끌며 소셜커머스에서 대박신화를 이뤄가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심은콩식품의 구워먹는 떡, 일명 꾸떡.
김옥래 대표(왼쪽)와 남편 두금래 씨가 꾸떡을 선보이고 있다.
누적판매량 12만개를 돌파하며 10억 가까운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심은콩식품은 옥구읍 수산리에 위치해 있다.
“군산에서 주문하신 분들이 깜짝 놀라 전화를 주시곤 해요. 꾸떡을 받아보니 생산지가 바로 군산이더라면서요. 반가운 마음에 연락했다면서 언제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고들 하세요.”
92년 갑작스럽게 남편 두금래 씨의 고향인 군산으로 귀농을 오게 된 심은콩식품 김옥래(48) 대표는 20여년 만에 귀농계의 새로운 신화를 일궈낸 여성CEO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덕에 농한기에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에서 활동하다 사업을 권유받아 94년에 공장 등 건물을 짓고 95년부터 함초된장·청국장 등 판매에 나섰다.
한 해는 일본 견학을 갔는데 키리모찌라는 제품을 보고 우리식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기존 기계에 틀만 바꿔 구워먹는 떡을 생산해보게 되었다.
된장만들기 등 체험마당도 함께 진행하던 터에 체험마당에 다녀갔던 주부들에게 떡을 보내봤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이에 2년 전부터는 치즈 떡 등을 본격 생산했고 주문이 밀려오자 지난해 떡 라인만 확충한 새로운 건물을 완성했다.
“어린이집 간식이나 캠핑족들이 많이 찾아요. 일단 원료가 직접 재배한 우리쌀로 좋고 조리가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어 찾으시는 듯 해요.
지금보다 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을 계발 중인데 곧 출시될 예정이구요.”
김 대표의 이런 성공은 가족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벼농사로 원료를 수급해주고 각종 기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한 남편 두 씨와 아들 병훈, 병준 군은 ‘가족협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특히 병훈 군은 시카고에서 유학하는 중에도 대여섯장에 이르는 장문의 이메일들을 통해 심은콩식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는 식량이 주권인 시대가 올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꼭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아들이었다. 사실 엄마 욕심에는 다른 일을 좀 했으면 했는데 소신이 확고했던 병훈 군은 귀국 후 한국농업대학에 들어가 졸업하고 지금은 심은콩식품의 유통 등을 전담하고 있다.
최근 병훈 군이 온라인 등을 통해 마케팅에 참여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한 면이 크다.
병준 군도 형의 뒤를 이어 한국농업대학에 재학 중이다. 병준 군은 김 대표가 농촌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하다 실패를 맛본 하우스 맥주에 관심이 많아 기대를 걸고 있는 중이다.
“제 신념이 남이 못하는 것을 해야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처음 꾸떡을 만들 때도 갈라지고 형태가 변형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것에 미쳐서 다시 시도하고 연구하고…. 돈이 마이너스되면 농사진 것으로 메우고 10년 넘게 크게 욕심 안 부리고 한계단 한계단 오르다보니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더라구요.”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오픈하고 싶다는 마음에 귀농일지를 써 왔다는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저는 항상 즐겁게 일해요. 벼농사도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고 지금도 정말 일이 재밌어요. 즐기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뭔가를 끊임없이 찾고 움직인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지금 바로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세요.”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