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54살 A씨. 20여 년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지난해 부푼 기대를 안고 조합원 아파트 입주를 통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러나 이내 A씨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시공사측의 수천여 만원에 달하는 추가분담금 요구에 A씨를 포함한 조합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 40살 B씨. 평당 500만원대 분양이라는 메리트에 조합원 아파트에 선뜻 계약했지만 수차례 시행사 변경과 이 과정에서 공사기간이 지연되면서 추가분담금 또한 눈덩이로 불어났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법원에 시공사를 상대로 입주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법정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군산지역 조합원 아파트 건립을 둘러싸고 시공사와 입주 예정자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한 분양가격에 조합원 아파트를 선택했지만 정작 최종 분양가격대는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시공사측은 당초 설계 계획이 변경되거나 공사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분담금은 조합원들이 당연히 부담해야하는 금액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조합원 아파트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지역주민이 주택조합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집을 지을 땅을 매입하여 주택을 건립하는 제도로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낮은 분양가가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공사과정에서 각종 변수로 인해 건립이 취소되거나 추가분담금이 상승하는 등 불안요소가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 A씨와 B씨 모두 계약 초기에는 500만원대 분양가가 형성됐지만 입주를 앞둔 현재에는 700만원대 가까이 치솟으면서 일반 분양아파트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지역 최초 조합원 아파트가 설립되면서 상대적으로 입주 예정자들이 적재적소 감시시스템을 가동하지 못한 것이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공사가 설계변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대해 조합측이 총회를 열어 증가분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반영돼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게 된 셈이라는 것.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사 과정에서 조합측 감사를 비롯한 임원진이 구성된만큼 조합원 고유의 권한인 견제와 감시기능을 발휘해 원활한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예정대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기존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한 조합원들이 추운 겨울 땅바닥에 내앉게 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조합원들은 입주가 지연되면서 위약금은 물론 이삿짐 보관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뜻있는 시민들은 조합원 아파트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조합원과 시공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실시공, 행정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지도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건설 지식이 없기 때문에 시공사측의 요구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다”며, “조합원 아파트가 분양가격대 메리트도 있는 반면 불안적인 요소도 존재하는 만큼 견제기능을 잘 발휘하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원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과 시공사간 분양가 책정 등이 이뤄져 행정기관이 개입하는데 제한적”이라며, “다만 조합원 아파트 피해가 가중되는 만큼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