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도 낯선 관광지에서 마주친 진심 어린 친절이 그 관광지 전체의 인상을 좌우하는 일이 종종 있다.
최근 근대역사문화유적들을 간직한 군산시가 대표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면서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군산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초원사진관에도 최대 평일 1천명, 주말 2천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촬영지 초원사진관을 방문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초원사진관 이완세 관리인이다.
3년여 전부터 초원사진관을 관리하고 방문객들을 접대하는 일을 맡은 이완세 씨는 관람객들의 반복된 수많은 질문에도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준다.
하루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길을 묻는 데 마냥 친절하기만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씨에게는 비결이 따로 있다.
“즐겁게 하는 거죠. 오는 분들이 군산은 친절하고 참 좋은 도시라고 말씀들 해주시고, 한 번 오셨던 분들이 다시 방문해서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다고 그 기억을 찾아 다시 또 왔다고 하면 보람도 느끼고 그게 참 재밌더라구요.”
특별한 비결은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면 피곤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기도 할 테지만 사람들 만나고 응대하는 일이 재밌으니 하죠. 내 고향 군산이 나의 친절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된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아침 8시에 출근해 사진관 내부를 깔끔하게 청소하고 방문한 관광객들을 맞아 안내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찍어준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도 해주는 데 관광객이 늘면서 여름에는 하루에 30여건 이상을 보내기도 한다.
“천방지축으로 물건들을 훼손하는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는 부모들을 보면 가끔 화도 치밀지만 그런 분들은 극소수예요.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예의도 잘 갖추고 의식이 높아져서 제가 오히려 배우고 있어요.”
영화의 사연이 자신의 가정과 비슷해 사진관을 매년 방문한다는 파주의 어느 가장, 어린 시절 군산에서 살았다며 지난해 방문한 일본의 어느 90대 노인 그리고 그들 말고도 영화를 보지 않았다가 초원사진관을 들른 기념으로 다시 영화를 찾아봤다는 젊은이들, 그들 모두가 군산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 씨의 친절이 그 추억을 더욱 아름답고 따뜻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