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군산전북대병원 건립과 관련해 백석제 아닌 제3의 부지로 병원 부지를 옮길 경우 병원 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향후 여론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경논란 등 백석제 부지 선정을 놓고 일각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하되, 시민의 생명권을 최우선적 가치로 두고 병원건립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산시는 9일 열린 군산시의회 의원총회에서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관련 이러한 방침을 설명했다.
시는 독미나리 훼손 논란에 따른 해법으로 독미나리 집단군락지 1만3369㎡(4051평)를 백석제 현지에 원형보전하고, 인근의 독미나리 개체군은 현재 서식지인 한림제, 은파호수공원, 군산저수지에 이식할 방침이다.
병원부지에서 사유지 제외하기로
특히, 사유지를 추가 확보하는 문제는 해당 토지주들의 반대와 특혜논란이 대두됨에 따라 병원부지에서 제외하기로 전북대병원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석제 부지를 병원부지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군산의료원과 3㎞ 거리로 가장 근접한 단일소유자의 땅인데다 국도 21호선 및 26호선을 비롯한 고속도로 연계성이 좋고, 향후 새만금 연결 입지가 우수해 의료서비스 광역 확대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병원 부지를 이전할 경우 예비타당성 재조사 기간 장기화는 물론 통과 불가, 용도지역 변경 등 행정절차 이행 지연, 군산의료원 인근 3만평 규모의 단일부지 확보 곤란 등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재 확보된 국비 97억원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중앙부처를 설득해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백석제 외 사실상 대안 부재론을 강조했다.
다수 시의원, "논란 종식해야"
군산시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의총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시민 생명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군산전북대병원이 차질 없이 건립될 수 있게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경구 의원은 “백석제 부지의 타당성 여부는 부지선정 전문기관과 사업주체인 병원 측에서 이미 조사를 실시한 만큼 시의원들의 의견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군산에서 한목소리가 나와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러한 갈등을 전북대 병원 측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완 시의장과 고석원 의원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지금의 특혜 의혹은 의회에서 신경 쓸일이 아니라 법치국가이므로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선우 의원은 “대형병원 유치는 시민의 염원으로서 우리 의회가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병원 측에서 수용할 지 여부가 미지수이고, 이런 논란이 지역에서 가열되면 전북대병원 측에서 사업을 포기할 수 있으므로 병원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잘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민 의원은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은 ‘군산의료주권’의 문제로서 의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조속한 착공 필요성을 내비쳤다.
반면에 김성곤 의원은 “최소한의 풍문은 불식시키고 가야하며, 동원식 밀어붙이기식은 안된다”며 “민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종성 시의원은 “백석제 개발이 과연 최적이고 현실적인지 고려해야 하고, 향후 여유부지 확보를 비롯한 병원 주변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정희·나종성 의원은 행정의 일관성을 강조하며 백석제를 병원부지 1안으로 하되, 문제가 있으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관영 국회의원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군산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군산전북대병원 설립 필요성을 강조한 후 의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전북대병원을 놓고 지역 내 갈등과 여론분열 양상에 대한 우려 시각도 대두되는 현 상황에서 환경훼손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 지 여부와 환경영향평가 통과 등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단호한 추진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확산돼 주목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