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병 대표이사(가운데)와 20대 청춘들이 열정으로 이룬 농업회사법인 아임팜.
체인점 문의를 했는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먼저 나이를 묻는다면?
분명 당황스런 일이다. 창업에 나이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실제로 과일야채소매를 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아임팜(이하 아임팜)은 일주일에 두 세통 오는 체인 문의에 나이를 먼저 체크한다고 한다.
“장가가려고 소매점을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이정도 클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과감한 투자와 모든 것을 쏟아 부울 수 있는 열정은 젊음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 당장 눈 앞의 수익만 보지 앞으로의 사업성을 보는 분들은 많이 없더라구요.”
이처럼 거침없는 소감을 밝히는 아임팜 대표이사 채현병 씨도 올해 27살이다. 전 직원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29살일 정도.
아이팜은 2013년 군산시립도서관 앞 ‘푸르미’라는 이름의 과일야채 소매가게로 시작해 현재 6호점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처음에 준비할 때는 정말 안 가본 은행이 없어요. 조금 벌어서 다시 재투자하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지금 안하면 언제 해보겠냐는 심정으로 진짜 열심히 했죠.”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야채가게를 하는 덕에 군 제대 후 익산에서 중도매인을 등록했고 야채 도매를 시작했지만 한계를 느끼고 소매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처음에는 친구(2호점 대표)와 함께 했고 서울에서 연극 배우로의 꿈을 키우고 있던 동생 채원병(26) 씨도 합류했다.
“초반에는 비싸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것은 비싼 게 아니고 제 값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농부들도 좋은 물건을 생산해내려면 돈이 더 들어가잖아요. 저희는 이왕이면 저렴하지만 맛 없는 과일보다는 약간 값이 있더라도 맛있는 과일, 싱싱한 채소를 판매하자는 전략이었죠. 처음 1년 정도는 수익을 안 볼 각오로 했어요.”
새벽 4시에 익산 공판장에 가서 과일은 동생 원병씨가 야채는 형 현병씨가 경매해와 아침 7시 경 전 지점이 모여 물건을 가져간다.
다행히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었고 사업장도 점점 확대됐다.
“수익은 아직 확실히 모르겠어요. 5t 차량도 구매했고 배달용 경차도 늘고 있고 이번에 직원들 복지를 위해서 수송동에 사무실도 마련하는 등 계속 투자하고 있거든요. 우리 직원들 진짜 새벽에 나와서 하루 종일 일하고 명절에는 24시간 근무하거든요. 회의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본점 뒤에 좁은 창고에서 쪼그리고 회의했어요. 이번에 사무실 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직원들 편히 회의하고 잠자고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채 1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많은 직원들이 들고 나갔지만 현재 회사의 구조와 시스템을 빨리 파악해서 비전을 보이는 직원들과는 함께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채 대표는 올해 군산에 물류창고 여전주시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군산시는 이제 미장동 쪽 빼고는 더 이상 들어갈 시장이 없을뿐더러 더 큰 포부를 위해서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짜여진 그 틀에서 그대로 살다가 그대로 그냥 가더라구요. 저는 항상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학업에 관심이 없던 학창시절 “너 이렇게 공부 안하다 야채장사하는 거 아냐”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이 말하던 야채과일장사를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다보니 또 다르게 살잖아요.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더 바쁘게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군산 시민들이 아이팜을 다 알 수 있을 때까지 파이팅"이라는 최 대표, 활기찬 기운에 덩달아 힘이 솟는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