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흰찰쌀보리가 전국적으로 우수성을 입증받으면서 보리재배 농가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 농가에 보급되는 일부 대형 농기계 선정 및 보급과정이 갈팡질팡해 불만을 사고 있다.

 군산시는 올해 처음으로 대형 농기계 보급사업 일환으로 보리농가에 크라스 콤바인(보리베기 전용) 6대를 구입해 보급할 계획이다.

 크라스 콤바인의 경우 시비 50%, 농가 자부담 50%로서 일반 콤바인에 비해 수확속도가 2배 가량 높아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크라스 콤바인 구입 신청 결과 총 25농가가 신청하는 등 4.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시가 당초 A사 크라스 콤바인 보급을 기준으로 1대당 1억1천만원씩 6억6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A사 기종이 올 가을에나 뒤늦게 출시됨에 따라 일선 농가에서는 D사와 L사 기종을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D사와 L사 구입 비용의 경우 각각 6300만원, 7100만원으로 당초 A사 구입 예산보다 4700만원과 3900만원의 잔여 예산이 발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기존 옥구 1대, 회현 1대, 대야 1대, 미성 1대, 옥서 1대, 옥산 1대 등 6대에서, 옥구 2대를 비롯해 회현, 미성, 옥서지역에 1대씩을 추가해 총 11대를 구입하게 된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선 농가에서는 당초 A사 기종이 아닌 타 기종 변경에 따른 구입 자체를 포기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실제로 서수지역 농가의 경우 크라스 콤바인 보급 농가로 선정됐지만 A사 제품이 미출시되자 포기하는 사례도 빚어졌다.

 이같은 이유는 농업기술센터가 사전 기종 선택과정에서 미출시된 제품을 선정하는가 하면  사전 농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기종을 선택하는 등 미흡한 행정처리가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와 함께 농가들은 선정 기준에 대해 모호성도 지적하고 있다.

 각 읍면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 기준은 단순히 지난해 재배 면적만을 기준으로 삼아 일부 탈락 농가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보리농가 홍모씨(60)는 “A사 기종이 출시되지 않으면 거기에 맞게 새로 예산을 배정해야함에도 보조금을 쪼개는 방법으로 행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아울러 선정기준에 있어서도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 첫 사업이고 보다 많은 농가들에게 보급하려다 보니 선정 및 보급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일부 농가들이 민원이 있는만큼 내년에는 이같은 부분을 보완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